건강하던 사람이 뜻밖의 죽음을 맞이하는 이유로는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그 중 하나는 주변 사람의 무지에서 비롯되는 경우다. 외국의 경우 심정지 환자발생 시 첫 목격자에 의한 심폐소생술 실시율이 30~50%로, 심장마비 후 생존율이 15~20%인 반면 우리나라는 심폐소생술 실시율이 5%에 불과하며 생존율도 2~4%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문제는 시민들이 심폐소생술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어려서부터 정확한 교육이 안됐기 때문이다. 실제 구급현장에 나가보면 119 신고 후 구급대가 도착하기 전까지 보호자들은 망연자실 걱정만 하고 기본적인 기도유지조차 하지 않고 119구급대가 도착하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라는 환상에 빠져 환자를 그대로 방치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심정지 환자 발생 후 구급대가 도착하기 전까지 3~5분은 `황금’ 같은 시간이다. 우리의 뇌는 산소가 5분 이상 공급되지 않으면 소생이 거의 불가능하게 된다. 최초 심정지가 발생해서 구급대원이 도착하기 전 5분 동안 현장의 최초 발견자가 심폐소생술을 실시해야 가족의 소중한 생명을 살릴 수 있다. 결국 평소에 배워둔 심폐소생술을 통해 소중한 가족과 동료, 주변 사람들을 구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이젠 시민들에게 많은 응급처치 교육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초·중·고교, 대학에서 교양과목으로 다루고 직장이나 각종 단체 등에서도 심폐소생술 교육을 항상 접할 수 있도록 응급처치 장비를 이용한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이제 더 이상 내 가족, 친구들을 눈앞에서 아무 처치도 못한 채 허무하게 사망케 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의료진이나 119구급대원에게만 의존하기 보다는 내 손으로 가족을 지킬 수 있는 마음가짐과 자세가 돼 있는지 한번 되짚어 볼 수 있어야 한다. 또 나에게는 일어나지 않을 일이라고 생각해서도 안 될 것이다.
정말 내 가족을 사랑하고 사회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다 하고 싶다면 심폐소생술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좋은 옷, 좋은 음식, 좋은 집을 구해주는 것은 가족에게 편안함과 충족감을 준다고 생각하겠지만 그것조차도 살아있어야만 해줄 수 있는 일이 아닌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가족을 위해 들어둔 화재·자동차·생명보험 보다 지금 순간의 선택이 몇 만 배는 더 값질 것이라 생각한다.
김미영 상주소방서 소방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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