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등 기업도 망할 수 있는 시대”
“세계 1등 기업도 망할 수 있는 시대”
  • 승인 2009.02.20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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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 기업 도요타도 흔들리는 상황입니다. 도요타가 위기에 처하리라고 누가 생각했겠습니까. 지금은 우리 회사가 세계 1등 기업이지만 위기에 대비하지 않으면 바로 망할 수 있습니다.”

이 말은 지난 18일 오후 경주 대명콘도 대강당에서 노조 대의원과 집행간부 등 230여명을 대상으로 한 대의원교육에서 오종쇄 현대중공업 노조위원장의 강연 내용 중 일부다. 오늘의 우리기업의 현재 상황을 축약한 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GM?포드?크라이슬러 등의 미국 자동차 3사는 세계자동차시장을 쥐락펴락해왔던 세계 빅3 자동차 기업체들이다. 이들이 일본의 도요타에 밀리더니 지금은 미국정부의 구제금융 지원으로 버티면서 추가 구제금융 지원을 요구하고 있어 내일을 점치기 어려운 처지에 놓여있다.

일본 도요타는 현재 브랜드가치가 315억7000만 달러(약 46조5000억 원)에 달하는 명실상부한 세계 1위의 자동차기업이다. 이런 도요타가 글로벌 경제위기에 휘말려 작년 자동차판매가 14.2%나 감소하면서 3500억 엔(약 5조3000억 원)의 적자가 예상되는 등 흔들리고 있다.

이 같은 세계 제1의 기업체들이 흔들리는 상황을 보면서 국내 사업장의 노조들도 위기를 실감할 것은 당연하다. 이날 현대중공업 노조 위원장이 “선박가격이 계속 하락하는 가운데 해외발주 물량마저 줄어드는 등 조선 산업의 환경이 무척 어렵다”며 고통분담의 당위성을 피력하고 노조도 투쟁과 요구보다는 혁신을 우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또 회사경영이 어려운 만큼 노조도 고통분담차원에서 올해 임?단협 협상을 무교섭으로 타결할 것을 제안하고 대의원들을 설득했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작년까지 14년간 무분규 임금협상의 기록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임금동결은 물가상승을 감안할 경우 실질임금의 하락이 전제된 것이어서 노조위원장이 이를 제안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오 위원장이 무교섭 타결을 제안한 것은 현대중공업 노사가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국민의 이목을 집중시킬 게 분명하다.

노조는 이 임금인상 위임안건을 오는 25일 대의원대회에 상정, 통과되면 이를 회사에 발송해 효력이 발생하게 된다고 한다. 노조 대의원들 사이에서도 이 안건에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들린다. 올해는 현대중공업 노사가 오늘의 경제위기 타개에 시금석이 되는 것만 같아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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