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으로 혼자 살아가고 있는 국가유공자가 불편한 몸인데도 불구하고 찾아오는 손님을 반갑게 맞아줬다.
부양할 자식도 없어 가정살림 또한 특별히 나아졌을 리 없겠지만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면서 둘러본 방안은 비록 몇 안 되는 가재도구들이지만 가지런히 정돈된 모습을 통해 보훈도우미의 따뜻한 손길이 지나간 흔적들을 찾아 볼 수 있었다.
어르신은 며칠 전 보훈도우미가 가져왔다며 정성스레 담긴 김장김치를 꺼내 보이며 얼굴에 엷은 미소를 지었다. 2005년부터 시작된 보훈도우미들의 가사·간병서비스제도는 국가유공자 고령화에 따른 가장 시급히 추진되어야 할 정책의 일환으로 가정을 직접 방문하여 가사를 돌봐주고 간병을 통해 안락한 노후생활 보장과 가족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사업이다.
2007년도부터는 기존의 이동보훈팀인 `보비스(BOVIS)’와 노후복지 기능을 합쳐서 노후복지 대상자에 대한 복지서비스 지원을 강화해 나가고 있으며, 지역 간, 유관기관간의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국가유공자를 위한 맞춤형 종합복지서비스의 질을 한층 더 높여 가고 있다.
희생을 사랑으로 보답하는 보훈가족 노후복지사업은 이들의 손과 발이 되는 부분에서부터 건강을 직접 챙기는 일에 이르기까지 보훈도우미들의 정성과 노력이 담긴 희생 없이는 결코 이루어질 수 없을 것이다. 늦가을 바람이 갑자기 차지기 시작하면 먼저 마음이 시려오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고령에 인척마저 없는 우리 보훈가족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 들에게 무엇을 안겨드려 그 허전한 마음을 조금이라도 채워 드릴 수 있을지 안타까운 마음뿐이다. 조국을 위해 희생하신 국가유공자들과 유가족이 사회적으로 존경 받을 수 있고 긍지를 가질 수 있게, 그리고 편안하고 행복하게 생활할 수 있게 미약하나마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겠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보훈업무의 일선에서 보훈가족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가는 보훈도우미의 따뜻한 손길과 동분서주하는 이들의 노고에 격려와 박수를 보낸다.
박연정 대구지방보훈청 보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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