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사태의 심각성 모르는 시교육청
<기자수첩> 사태의 심각성 모르는 시교육청
  • 승인 2009.02.20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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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성적 오기 사태에도 불구하고 대구시교육청은 의외로 담담했다.

지난 19일 오후 초등학교 2곳에서 발견된 오기 사실을 기자에게 밝힐 때도 그랬다.

초등교육과 관계자는 지역교육청 전체 기초학력미달 비율에서 소수점 셋째 자리에 영향을 줄 정도로 미약하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학교도 2곳 밖에 안 된다”며 사태의 심각성을 깎아 내렸다. 전북 임실에서 성적 누락 사태가 빚어진 지 채 이틀도 지나지 않았는데도 말이다.

다음날인 20일 오전 대부분의 중앙 일간지와 방송매체에서는 이같은 사실이 보도되지 않았다. 임실 이외에도 또 있을 것이라는 추측성 기사가 난무했을 뿐이다.

일부 지방지를 필두로 이 같은 사태가 알려지자 기자들은 교육청으로 몰려들었다. 교육청 관계자들은 브리핑 내내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라도 겪은 듯 난감한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시교육청에서는 지역교육청인 서부교육청의 보고서를 토대로 브리핑을 준비했다. ‘실수’인지 ‘의도된 조작’인지 밝혀내지도 않은 채 말이다.

오히려 교육청은 입이라도 맞춘 듯 이번 사태가 의도된 조작이 아닌 담당 교사의 단순 실수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더욱 황당한 것은 담당교사의 성적 오기가 흔히 있을 수 있다는 듯 교사들의 잘못을 감싸는 말도 서슴치 않았다는 것이다.

임실에서 시작된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조작’ 의혹은 대구에 상륙하면서 전국전인 이슈가 됐다. 교육과학기술부도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알고 긴급비상회의를 열고 전국 시도교육청으로 하여금 정밀조사를 지시했다.

문제는 정밀 조사가 개별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실시된다는 것이다. 학교 교사들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조작이 가능한 현 시스템에서 정밀 조사까지 일선 학교에 맡긴다면 과연 얼마나 정확한 결과가 나올지 의문스럽다.

시교육청은 학업성취도 평가를 치른 모든 학교에 대해 낱낱이 조사해 모든 의혹을 밝혀야 한다. 과연 어디까지 진실을 밝힐 수 있을지 시교육청의 ‘활약’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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