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제 의무를 망각한 쪽방촌 관계자들
<기자수첩> 제 의무를 망각한 쪽방촌 관계자들
  • 승인 2010.12.20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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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방상담소에서 전화가 왔다. 쪽방촌과 관련된 기사로 인해 동 주민센터와 기업체·사회단체 등에서 많은 전화를 받았다면서.

자신들이 쪽방생활인을 제대로 돌보지 않아서 생활인들이 추위에 떨고 있지 않는지, 기업과 사회단체에서 전달한 연탄이 다른 곳으로 이용되지 않는지 하는 의심하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대구지역 쪽방촌의 자료와 현 실태에 대해 기자에게 정보를 제공했다는 걸 나무라는 공무원들의 전화도 많이 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앞으로 쪽방생활인들과 관련한 ‘자료를 못 준다’고 말했다.

20일 보도된 쪽방과 관련 내용은 기업체나 사회단체 등이 매년 연탄사랑 나누기 행사에도 여전히 쪽방촌은 추위에 떨고 있다는 것이며 그 이유는 쪽방촌 주인들이 기름보일러로 교체해 연탄이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는 내용이다.

쪽방촌의 80% 이상이 기름보일러를 사용하면서 연말을 맞아 연탄 사랑 나누기보다 정작 쪽방생활인들이 필요한 기름을 보내주자는 취지의 기사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쪽방생활인의 어려움을 보도한 것에 대해 왜 공무원들은 쪽방상담소에, 쪽방상담소측은 기자에게 항의를 했을까.

공무원들은 ‘갑’의 신분으로서 감춰야 될 부분, 드러나지 말았어야 할 부분을 유출(?)시킨 쪽방상담소측의 눈치없음을 비난했고 자신들에게 국비와 시비를 주는 ‘높으신’ 공무원들에게 야단을 맞은 쪽방상담소측은 기사의 취지와는 상관없이 쪽방촌의 어려움 보다는 ‘상전’의 눈에서 벗어날까 짜증이 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앞 뒤 가릴 것 없이 본인이 왜 그 자리에 있는지는 생각하지 못하고 기사가 나갔다는 이유만으로 불쾌해서 이같은 전화가 오고간 것이다.

어려움에 처한 쪽방생활인들을 돕자는 취지로 기사른 쓴 기자에 대해 쪽방생활인의 고통 해소에 누구보다 앞장서야할 상담소 관계자의 이런 협박성 발언과 그에게 전화를 건 공무원들의 시대착오적 행동이 어이가 없을 뿐이다.

대구쪽방상담소는 매년 대구시로부터 분권교부세 2억600만원을 지원 받아 운영되고 있지만 지원에 상관없이 지역 쪽방생활인을 보호하고, 대변인 역할을 해야할 의무가 있는 단체다.

이런 의무가 있는 상담소에 전화를 한 공무원이나 기자에게 전화를 건 상담소 관계자들은 쪽방생활인의 고통을 전혀 피부로 느끼지 못할 뿐 아니라 오히려 그들의 고통 해소에 발목을 잡고 있지나 않은지 되묻고 싶다. 대구시의 책임있는 해명을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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