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공시론> 나를 변화시켜 세상을 바꾸자
<팔공시론> 나를 변화시켜 세상을 바꾸자
  • 승인 2009.02.26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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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로 (계명대학교 국제학대학 중국학과 교수)

마오쩌뚱은 중국 농민을 혁명적으로 변화시켰던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19세기까지 2천년동안 전제 군주의 억압아래 신음하고 있던 농민들을 각성시켜 마침내 그들을 기반으로 한 공산혁명을 성공시켰다.

마오쩌뚱에 따르면 역사의 주인공은 황제도 아니고 지식과 토지를 독점하고 있던 엘리트 집단도 아니며 무지몽매한 농민들이었다. 다만 농민들은 자신이 역사의 주인공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그 사실을 농민들 스스로 깨닫도록 만든 것이 마오쩌뚱인 것이다. 중국인들이 마오쩌뚱을 존경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마오쩌뚱은 태평천국(太平天國) 농민운동에서의 농민들의 활약상을 전해 듣고 수천 년 중국역사상 대부분의 왕조가 농민반란에 의해 무너졌다는 역사적 사실을 기초로 농민이야말로 역사를 바꿀 수 있는 근본 동력이라고 확신하였다. 그는 당시까지 지주와 관리들에게 무시당하고 착취당하고 있으면서도 제대로 고개 들고 저항 한번하지 못하고 있던 무능력한 농민들을 혁명전사로 변화시켰다.

배운 것도 없고 가진 것이 없어서 늘 지주와 관리들에게 수탈당하면서도 자신이 못나서 그렇다고 스스로 인정하고 그 고통을 숙명적으로 받아들이고 살고 있던 수억 농민들을 변화시킨 것이다. 그 무지한 농민들이 중국의 사회와 제도를 바꾸어 가는 과정을 힌튼(W.Hinton)의 `판션(Fanshen)’이라는 책에서 자세히 묘사하고 있다.

요즘 대학생들에게 중국 농민들의 변신 과정을 묘사한 `판션’이라는 책을 권하고 싶다. 이 책을 통해서 한 명의 무지몽매한 농민이 스스로 자신의 참된 능력과 가치를 깨닫고 새로운 역사의 주인공으로 변신해 가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 대학생들이 능동적이고 진취적인 모습으로의 각성하는 계기를 발견할 수 있기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해마다 3월이 되면 대학 캠퍼스에 변화가 시작된다. 새롭게 시작한다는 것은 희망적이고 반가운 일이지만 부모님과 선생님의 품속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새내기들이 대학에서 스스로 자신의 학업을 이끌어가야 한다는 것은 적지 않은 변화이다.

이러한 변화를 감당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다는 것이 걱정이다. 부모님이 수강 신청을 대신해주는 경우도 있고 학과 선택을 대신하는 경우도 있다. 심지어 학기말에 자녀들의 성적에 대해 부모님들이 나서서 이의를 제기하기도 한다. 스스로 책임지지 못하는 학생들이 늘어난다는 것은 우리를 불안하게 만든다.

대학 생활은 자신의 삶을 스스로 책임질 수 있는 인격을 갖추는 과정이다. 지금까지 학교와 교실이라는 주어진 조건 안에서 서로 경쟁하던 삶에서 무한 경쟁의 사회적 삶을 준비해야 한다. 자신의 미래가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한 보장은 없다.

치열한 생존 경쟁이라는 표현으로도 부족할 만큼 냉혹한 현실이 기다리고 있다. 요즘처럼 어려운 경제 상황 때문에 입학하기도 전에 벌써 그들은 취업 걱정에 어께가 무겁다. 입학을 축하하기에 앞서서 그들의 미래에 대한 어두운 전망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들이 해야 할 일은 스스로의 경쟁력을 기르는 것이다. 과거에는 어떤 대학과 전공을 택하느냐에 따라 미래가 보장되었던 시절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이제는 자신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켜 나가고 전문화시켜 나가는 것이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자신의 적성에 맞는 전공을 선택하는 것과 함께 자신의 미래와 꿈을 실현할 수 있는 준비를 해야 한다.

자신을 새롭게 만드는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 스스로 한계를 인정하고 현실에 안주하는 삶보다는 자신의 장단점을 살펴서 그 대안을 찾는 능동적인 삶의 자세가 필요하다. 그것을 위해서는 스스로에 대한 변화와 개혁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대학생활은 자신에 대한 근본적인 반성과 성찰을 통해서 보다 발전적인 미래의 자신의 모습을 그려보고 그것을 실현해낼 수 있는 조건을 갖추어 나가는 과정이다.

현실의 어려움을 두려워하여 포기할 것이 아니라 자기 변화와 혁신을 통해서 마침내 세상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믿음과 확신을 가지고 날마다 새롭게 변화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한 명의 대학생이 변하여 새사람이 된다면 마침내 그가 우리 사회를 다시 변화시킬 수 있는 동력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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