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드인터뷰> 경주 오대한의원 김세환 원장
<와이드인터뷰> 경주 오대한의원 김세환 원장
  • 대구신문
  • 승인 2011.02.21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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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이 물려준 비책으로 환약 제조
5대째 160여년간 경주서 한의원 운영
"한약보다 통째로 먹는 대환 더 효과적"
“가업을 잇는다는 것은 참으로 어렵고 힘든 일이지만 선조의 이름을 욕 되게 하지 않으려고 더 많이 보고 배우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습니다”고 말하는 김세환(50)원장.

김 원장은 “내방하는 손님과 환우들에게 최선의 노력을 다해 가업을 이어 나가려한다”면서 “이제야 한방에 대해서 조금은 알겠다”고 겸손함을 보였다.

5대째 160여년간 경주시에서 한의원을 운영하며 가문의 전통 비약을 제조하는 오대(五代)한의원 김 원장은 가문의 전통을 이어받아 내과와 신경과에 특히 중점을 두고 있으며, 5대째 환약을 만들고 있다.

김 원장은 “오대한의원은 무엇보다 가학을 중요시하고, 가학 가운데도 조상들로부터 전해져 오는 나름대로의 역학을 가장 마음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한의사 가운데는 예로부터 역학(易學)의 고수들이 많았지만, 김 원장의 증조부인 추강(秋崗) 고 김희영(2대·1867~1945)선생도 바로 당대 역학의 고수였다. 오대한의원도 그 때문에 예로부터 가학을 중시했고, 김 원장의 고조부인 1대 김치용(1831~1911)도 자신의 아들과 손자, 증손자, 고손자에게까지 5대째 가문의 비약을 후손들에게 물려주고 있는 것이다.

김 원장은 조상이 물려준 비책으로 지금도 환약으로 만들고 있으며, 환약 가운데에도 대환(大丸)이 전문이다. 달인 약은 약 찌꺼기를 버려야 하지만 전부를 통째로 씹어 먹는 환의 경우 효력이 더 뛰어나기 때문이다.

김 원장은 “예로부터 중한 병에는 대환을 주로 처방해 오고 있다”면서 “우황청심환이나 만령단, 공진단, 연령고본단 등이 그 예”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환을 만들기 위해서는 세척과 법제, 건조, 분쇄, 반죽, 제환 등의 여러 제조과정을 거쳐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또한 독특한 제조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대다수 한의원은 이런 복잡한 절차보다 간편한 약재를 달이는 방법을 더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대한의원은 지금까지 대환만을 고집하고 있다. 이 집안의 전통 비방인 신수환소단(神授環少丹·보기보혈자양 강장하여 성인병을 예방하며 만성피로 보양 등에 널리 활용됨)을 비롯한 전래되는 여러 처방들이 모두 대환이기 때문에 이 방법을 그대로 보존·계승하고 있다. 그래서 김 원장은 15년 전부터 대환 제조공장인 녹인당을 설립해 직접 운영하고 있다.

김 원장은 “녹용, 인삼 등의 좋은 약재를 토종꿀과 버무려 우황청심환과 같은 대환으로 만들어 씹어 복용하는 것이 약을 달인 찌꺼기를 버리지 않고, 약효를 남김없이 섭취하는 방법”이라며 “우리나라도 중국의 우황청심환에 버금가는 명약이 있는 데도, 이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환자들이 많은 게 현실”이라고 안타까워했다.

또 피로회복을 위한 ‘공진단(拱辰丹)’, 화병을 위한 ‘해울총뇌단(解鬱聰腦丹)’, 심장기능 강화 및 혈액순환을 위한 ‘양혈보심단(養血補心丹)’, 남성 양기회춘을 위한 ‘보양야강단(補陽夜强丹)’, 당뇨에는 ‘생진제화단(生津除火丹)’, 고혈압에 ‘청상행기단(淸上行氣丹)’, 골다공증에 ‘보혈골강단(補血骨强丹)’, 간기능 저하와 만성피로 간장질환을 위한 ‘청간해울단(淸肝解鬱丹)’ 등도 처방하고 있다.

김 원장은 “대환은 환자들이 소지하며 간편하게 복용할 수 있고, 근무중에도 별다른 달임없이 쉽게 먹을 수 있다”며 “무엇보다 한약은 때맞춰 복용해야 하기 때문에 대환이 더 효과적”이라고 했다.

그는 또 “중국 동인당(同仁堂)이 우황청심환으로 유명하다면 경주 녹인당(綠仁堂)에서 만드는 ‘신수환소단(神授還少丹)’도 그에 못지않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경주=이명진기자 lmj7880@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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