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공시론> 매화에 관한 사설(僿說)
<팔공시론> 매화에 관한 사설(僿說)
  • 승인 2011.04.06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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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규 대구중리초등학교 교장

사설(僿說)이란 말은 `소소한 이야기’라는 뜻으로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이익의 성호사설이 유명하다. 학자들은 이익의 성호사설은 쓸데없이 번잡하고 자질구레해서 용잡(冗雜)한 말이라고 흔히들 말한다. 그렇지만 속담에 `자기가 먹기는 싫고 버리기는 아깝다.’는 말이 있다. 사설(僿說)이 생긴 이유도 그런 이유에서이리라.

`새실’이라는 말은 점잖지 아니하게 자꾸 까불며 웃는 것을 말하며 사설(辭說)의 경상도 방언이다. 사설(辭說)은 잔소리나 푸념 따위를 길게 늘어놓는 것을 말한다. 사설(僿說)은 모두가 잘고 시시하여 아무렇지 않은 것이고, 사설(辭說)은 길게 늘어놓는 잔소리 푸념이라는 것이 다른 점이다.
매화에 관한 이야기들을 자질구레하게 나눠서 생각대로 적어 보고자 한다.

매화(梅花)라고 하면 보통 우리는 꽃을 말할 때 사용한다. 매화꽃 또는 매실나무, 매화나무가 같은 뜻과 의미로 쓰인다. 매화(梅畵)는 사군자에서 매화를 치는 일 또는 그러한 그림을 말하기도 한다.

매화꽃이라고 하면 섬진강가의 매화마을을 손꼽을 수 있을 것 같다. 섬진강가의 같은 지역이지만, 하동공원에 매화가 만발할 때쯤 건너편 광양의 다압마을엔 매화가 꽃눈을 틔우고 이때부터 매화가 피기 시작한다.

섬진강가의 매화마을은 한 폭의 그림이고 수채화이다. 그리고 관광객의 숫자가 늘어나면서 각기 다른 옷을 입은 사람들이 매화나무 사이를 이리저리 다니면서 움직이는 그림을 그린다. 그것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이 하동공원의 전망대와 섬호정이다.

`매화타령’은 매화가의 다른 이름으로 경기 민요의 끝부분에 “좋구나 매화로다.”가 자주 나오는 데서 이름이 붙여졌다. 그러나 `매화타령 그만하라’고 하면 주제에 맞지 아니하는 같잖은 언쟁을 조롱하여 이르는 말이 된다.

매화나무를 애칭으로는 청객(淸客)이라고 하며, 겨울에 피는 매화를 한매(寒梅)라고 부른다. 또 `설중지매화’라는 말도 있듯이, 유독 매화는 잔설과 진눈깨비 휘날리는 속에서 꽃을 피운다.
백설이 잦아진 골에 구름이 머흐레라/ 반가운 매화는 어느 곳에 피었는고/ 석양에 홀로서서 갈 곳 몰라 하노라/(이색)

목은 이색의 시조를 보면 백설이 잦아진 골에서 매화가 피고 있다. 이렇게 피는 꽃이라서 설중군자(雪中君子)라고도 한다. 사우(四友)는 눈 속에 피는 네 가지의 꽃 즉 동백꽃, 납매, 수선화, 옥매를 이른다. 납매는 음력 섣달에 꽃이 피는 매화이며 옥매는 산옥매라고도 하며 5월에 잎과 함께 분홍색 꽃이나 흰색의 꽃이 피며 붉은 열매가 달리며 먹기도 한다. 쌍청(雙淸)이라는 말은 매화와 수선을 가리킨다.

세한삼우(歲寒三友)는 추운 겨울철의 세 벗이라는 뜻으로, 추위에 잘 견디는 소나무·대나무·매화나무를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흔히 한 폭의 그림에 그려서 `松竹梅’라고 말하기도 한다. 박기원의 시 `梅’에서는 춘설을 맞아 동풍(동새)의 우악스런 포옹에 부끄러워하면서도 뛰어난 아름다움의 발각을 고백하고 있다.

북창가에 하도 많이 오고 갔을 지리한 세월을 도사려 쥐고 누웠다가/ 놀라 깨어 돌따서는 길목에서 춘설을 만나 그만 그기서 동새 우악스런 포옹에 이월을 배고/얼핏 병풍 뒤에 숨었다가 몰래 빠져 인간사는 동네로 나오는 동안에//아롱진 연지에 빨간 핏방울이/톡 톡 꽃망울로 뛰어나온 두 볼엔/함부로 범치 못할 담아한 자태로 풍겨나는 비향은/끝내 발각되고 만 어느 처랑(處娘)의 수교(羞嬌)론 자백인가.//

수교(羞嬌)는 `여자가 수줍어하면서 뛰어나게 아리땁다.’는 뜻이다. 매화에 관련된 한시, 시조, 시들을 살펴보면 굉장히 많은 분들에게서 다양한 분야에서 읊어졌음을 알 수 있다. 남명 조식의 설매, 신사임당과 율곡 이이가 가꾸었다는 오죽헌의 율곡매, 성삼문의 매창소월, 퇴계 이황의 도산월야영매, 단원 김홍도의 매화음, 한강 정구의 백매원, 정약용의 홍매, 서거정의 매죽헌, 이해인의 매화 앞에서, 김용택의 매화꽃 환장하게 흐드러졌네, 매창의 매화 넷 등걸에, 이씨의 베갯모의 매화 등이 있다.

또 사군자 중에서 매화는 줄기가 용 같으면서 고고한 자태가 `군자답다’하여 사군자에 들어 있음은 굳은 절개와 강인한 생명력 때문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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