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어느 환경미화원의 슬픈 이야기
<기고>어느 환경미화원의 슬픈 이야기
  • 승인 2011.04.07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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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환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대구지역본부 서비스안전팀장

언론을 통해서 지자체의 환경미화원 모집 공고에 대졸 이상의 많은 지원자들이 몰리고 지원자의 체력을 다양하게 측정하는 모습 등을 종종 접한다. 체력 측정을 통과하기 위해 안간힘을 다해 무거운 짐을 메고 달리는 모습을 보면 군대에서 완전무장을 하고 달리는 군인이 연상되기도 하는데, 최근의 심각한 청년실업난을 반영하는 듯 너무나 안쓰럽기도 하다.

그런데 이렇게 힘든 경쟁을 통과한 환경미화원들은 새벽부터 자기가 맡은 구역을 청소하기 위하여 분주히 움직이며 주행 차량, 먼지, 소음, 악취 등의 위험한 환경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는 실정이다. 최근 대구시내 모 구청 소속 환경미화원이 이동 중인 청소차 적재대에서 추락하여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보통 이동구간이 길 경우 환경미화원은 운전석에 동승하여 이동하나, 거리에 모여진 쓰레기봉투들의 적재장소와 다음 적재장소의 거리가 짧은 경우에는 청소차 뒷면 적재대에 탑승하여 이동하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당일 사고도 환경미화원을 적재대에 탑승시킨 청소차가 150여 미터를 이동하다 커브길 에서 환경미화원이 중심을 잃고 추락하여 사망한 사고다. 사망자는 작업경력이 20년이 넘은 베테랑 환경미화원이었다. 이 사고를 접하면서 탑승이 금지된 적재대에 올라탄 작업자의 잘못도 컸겠지만, 작업자의 탑승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청소차의 구조적인 결함은 없었을까? 하는 생각을 한번 해보았다.

스웨덴의 자동차회사인 볼보나 사브에서는 자동차에 내장된 센서가 운전자의 음주 여부를 자동으로 감지해 술을 마신 운전자가 시동을 걸 경우 작동이 되지 않는 음주측정기가 설치된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다. 측정기에 연결된 호스를 입에 대고 힘껏 불은 뒤 빨간 불이 들어오지 않아야 시동이 가능한데, 만약 빨간 불이 켜질 경우 전자신호가 차단돼 엔진이 가동되지 않는 방식이다. 이는 음주운전으로 인한 피해를 줄일 수 있는 획기적인 조치라 생각된다.

전년도 우리 지역의 위생 및 유사서비스업의 현황을 보면 사업장수는 660여개 소 근로자수는 13,000여명으로 조사 되었는데, 이들 업종의 산업재해자는 166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재해율로 환산하면 1.28%로서 대구지역 전체서비스업종의 평균재해율 0.58%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이다. 올 해 우리 공단에서는 환경미화원이 주로 종사하고 있는 음식물수거, 생활폐기물처리, 가로 청소업무 등에 대한 실태조사 및 위험요인을 파악하여 예방 매뉴얼 개발, 워크숍 개최 등의 재해예방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렇듯 근로조건과 작업환경이 열악하고 재해의 위험성에 쉽게 노출되어 있는 환경미화원들의 근원적인 안전을 위해 관련 기관뿐만 아니라 대구시민들의 관심 자체가 `안전한 도시 대구만들기’의 일부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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