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공시론> 사랑과 감사
<팔공시론> 사랑과 감사
  • 승인 2009.03.02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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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열 (성형외과 원장, 의학박사)

지난 주 방한한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2천 명이 넘는 이화여대 학생들에게 강연 후 인생에서 사랑하고 사랑 받는 것이 중요할 뿐 나머지는 다 배경음악에 지나지 않는다고 하였다.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매일 감사할 일을 찾으라고 하는 감사의 원칙을 명심하고 살아간다고 하였다.

우리 사회의 큰 어른이었던 고 김수환 추기경은 `고맙습니다. 서로 사랑하십시오.’라는 말씀을 남기셨다. 40만의 인파가 애도와 추모를 한 것은 그 분의 삶 속에서 모든 사람에게 따뜻한 사랑과 용서의 메시지를 말이 아닌 실천으로 보여주었기 때문이었다. 같은 날 같은 신문 지면에 나란히 실린 두 사람에 관한 기사에서 우연히도 공통적인 두 개의 키워드는 사랑과 감사였다.

한창 잘 나가는 정치인이자 인생에서 성공한 생을 영위하는 듯한 60대의 여성과 87세로 막 영면한 종교가의 어록을 보면서 새삼 사랑이란 말과 감사라는 의미를 되새겨 보게 된다. 우리는 타인과의 인간관계에서 방황하기 쉽다. 살아가는 동안 가장 뜻 깊은 목적을 발견하기 전까지 우리의 삶은 충만하게 되기 어렵다.

이 뜻 깊은 목적은 클린턴의 말을 빌자면 우리가 남을 사랑하고 남에게서 사랑을 받는 것이고 이 세상의 아름다움을 즐기는 것이며 더욱 많은 아름다움이 창조되도록 돕는 것이다. 자신의 내적 아름다움을 발견한다는 것은 우리 모두의 소망이다. 그러나 자기 내면으로의 여행인 자아성찰 없이는 내적 성장이란 불가능하다.

자신을 깊이 들여다 볼 수 있는 사람만이 다른 사람을 깊이 있게 볼 수 있다. 상대방의 장점을 보는 것은 우리 자신이 가지고 있는 그와 동일한 장점을 스스로 인정할 수 있게 도와준다. 우리 내면에 있는 모든 것들에 대한 완전한 책임을 지고 어떤 문제에 대해서도 다른 사람을 비난하지 않을 때 우리는 비로소 사랑의 풍부함에 마음을 열 수 있다.

우리가 느끼는 모든 감정의 근원이 우리 자신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하며 우리가 나타내는 반감에 대해서도 원인 제공자는 상대방이 아니라 우리 자신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우리의 부정적 반응을 다른 사람의 탓으로 돌리는 것은 자신의 감정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다. 스스로 흔쾌히 이 책임을 질 때 우리는 마음을 활짝 열 수 있다고 한다.

삶의 모든 상황을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받아들이면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과거에 연연해하지 않고 미래에 대한 걱정도 줄어들면서 열림 마음의 충만한 모습으로 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고 한다(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하는 방법, 조이스 베리 비쎌). 멕시코 인디언 출신의 의사인 돈 미겔 루이스는 톨텍 인디언의 지혜의 소리를 전하는 책에서 사랑은 너무나 단순하고 쉬우며 놀라운 것이지만 중요한 점은 당신으로부터 비롯되어야 한다고 했다.

당신이 자신을 사랑할 때, 그리고 사랑의 깨달음으로 살아갈 때 모든 인간관계는 발전한다고 하였다. 또한 사랑과 존경은 우리가 아이들에게 가르쳐 주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사랑과 존경을 가르쳐 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자신을 사랑하고 존경하는 것뿐 다른 것은 없다고 하였다. 예수의 작은 형제회를 설립한 샤를르 드푸코는 `나는 배웠다’라는 시에서 “나는 배웠다.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나를 사랑하게 만들 수 없다는 것을.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사랑 받을 만한 사람이 되는 것뿐임을. 사랑은 사랑하는 사람의 선택에 달린 일.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언제나 사랑의 말을 남겨 놓아야 함을 나는 배웠다. 어느 순간이 우리의 마지막 시간이 될 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므로. 두 사람이 서로 다툰다고 해서 서로 사랑하지 않는 게 아님을 나는 배웠다.

그리고 두 사람이 서로 다투지 않는다고 해서 서로 사랑하는 게 아니라는 것도. 두 사람이 한 가지 사물을 바라보면서도 보는 것은 완전히 다를 수 있음을. 나는 배웠다. 사랑하는 것과 사랑 받는 것을.” 철학자 안병욱은 `사랑의 손’이란 수필에서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사랑이다. 사람은 밥만 먹고 사는 동물이 아니다.

사랑을 먹고 사는 동물이다. 육체의 성장에는 빵이 필요하지만 정신의 성장, 인격의 성장에는 사랑이 필요하다. 사람과 사랑과의 관계는 화초와 햇빛과의 관계와 같다. 햇빛을 받지 못하면 화초가 시들어버리듯이 사람도 사랑을 받지 못하면 제대로 성장하지 못한다.

심리학자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에서는 사랑의 다섯 가지 요소를 상대방을 배려하고 염려하는 것, 책임지는 것, 존중하는 것. 이해하는 것, 그리고 주는 것이라고 하였다. 사랑은 참으로 크고 깊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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