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투리 뉴스> 뇌성마비 고려인 4세 무료수술
<자투리 뉴스> 뇌성마비 고려인 4세 무료수술
  • 승인 2009.03.03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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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수두증으로 사지가 마비된 고려인 4세가 사할린 교포에 대한 사랑을 실천해 온 트로트 가수와 광주 지역 의료인들의 도움으로 무료 수술을 받게 됐다.

2일 광주 첨단종합병원에 따르면 병원은 지난달 27일 러시아에서 입국한 고려인 4세 황보라(13)군의 뇌수술을 이번 주말께 할 예정이다. 황군은 고향 우수리스크에서 5년 전 교통사고로 어머니와 할아버지를 잃고 자신은 뇌를 다쳐 다리가 마비되고 언어장애까지 입었다.

자신을 만나러 오다 일가족이 한꺼번에 사고를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황군의 아버지도 그 후로 정신착란 증세를 보이면서 황군과 할머니는 희망을 잃은 채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왔다.
이런 황군이 수술을 받으러 먼 땅 광주까지 오게 된 것은 사할린과 연해주 한민족을 대상으로 방송활동을 하는 가수 이혜미(47) 씨의 공이 컸다.

지난해 말 우수리스크 고려인 위문공연에서 황군의 딱한 사연을 접한 이씨는 한국으로 돌아와 황군의 병원기록을 들고 다니며 무료 수술이 가능한 병원을 백방으로 수소문했다. 병원 수십 곳을 문의한 끝에 광주의 한 병원 봉사단체가 황군을 맡겠다고 나섰고 이씨는 그날로 러시아로 날아가 황군을 광주로 데리고 왔다.

이씨는 ”러시아에서 만난 황군이 `걷는 게 소원이에요`라고 말한 것이 귓전에서 떠나지를 않았다”며 “강제징용으로 러시아로 이주해 어려움을 겪는 우리 동포들을 조금이라도 돕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1956년 개국한 사할린 한국어 라디오 방송이 지난해 말 재원부족으로 중단되자 후원금을 모금하는데 앞장서는 등 사할린과 연해주에서 공연을 통해 러시아 교포와 한국을 잇는 가교역할을 하고 있다.

광주 첨단종합병원의 의사, 간호사, 직원으로 구성된 봉사단체 `네사랑동호회`도 수술 준비에 분주하다. 지역과 해외에서 의료봉사활동을 해 온 네사랑동호회는 황군의 수술 뿐만 아니라 통역서비스 등 한달여간 입원하는 데 드는 모든 비용을 부담하기로 했다.

사정이 딱한 고려인을 돕기로 했다는 소문이 퍼지자 광주의 남일의료기는 뇌수술 장비를 기증하고 이연안과는 황군의 눈 치료를 맡겠다고 나섰다. 첨단종합병원 정성헌(45) 원장은 ”사고를 당한 지 5년이나 지나 어려운 수술이 예상되지만, 황군이 나이가 어려서 꼭 돕고 싶었다“며 ”주변에서 보내준 따뜻한 성원을 바탕으로 수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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