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공시론> 조국에 대한 감사
<팔공시론> 조국에 대한 감사
  • 승인 2009.03.04 16:2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근민 (대구대학교 재활과학대학 교수)

직접 겪어보지 않았고 여러 다른 매체들을 통해서 지식적으로만 접한 필자이지만, 조국을 잃어버렸다는 사실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조금은 알 것 같다. 90번째 맞이하는 3.1절을 통하여 필자가 평상시 가지고 있었던 조국 관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다.

필자는 학업으로 인해 외국생활을 오래하였는데 70년대 당시 괌에서 생활하였을 때 베트남 전쟁으로 인해 자기의 조국을 잃어버리고 온 가족이 괌으로 피난 온 친구의 모습을 본적이 있었다. 베트남 난민들은 그 당시 세계에 뿔뿔이 흩어져서 살았고 그들에게 조국에 돌아가고 싶지 않느냐고 물어보면 대부분이 공산국가체제하에서는 절대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답변하였다.

필자는 항상 학생들에게 조국을 잠시 떠나보라고 이야기한다. 젊었을 때 고생해서라도 외국여행을 해 보라고 권유한다. 왜냐하면, 조국을 떠나보아야 조국에 대한 감사함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나라의 문화를 접해 보아야 우리 문화의 유구성과 우수성을 알 수 있고, 다른 나라의 음식을 먹어 보아야 우리 음식의 깊은 맛을 알 수 있고, 혼자 외국에서 살아보아야 부모님에 대한 감사와 사랑을 알 수 있고, 외국에서 의사소통이 되지 않아 고생을 해 보아야 우리말에 대한 애착과 그 우수성을 알 수 있고, 그리고 인종차별을 받아보아야 단일민족 국가에서 인종차별 없이 성장한 것에 대한 감사함을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타 인종에 대한 배려심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매년 이맘때가 되면 더욱 생각나고 그리운 분들이 있는데 바로 독립유공자였던 필자의 조부와 외증조부이다. 필자의 조부인 이영식 목사는 1919년 3월 8일 조국의 독립을 찾고자 계성학교 교우들과 함께 당일 장터에 모인 수천 여 군중과 합류하여 대한 독립만세를 외치며 독립시위를 전개하였다.

또한 혜성당이라는 비밀결사조직에 가담해 격문을 등사해서 대구 시내의 동포와 지식층 및 도내 관공리인 군수ㆍ면장ㆍ서기에 이르기 까지 전달 또는 우송하는 역할을 맡았었다. 3.1 독립운동 참가로 인하여 서울지방법원에서 6개월 형의 선고를 받고 서대문형무소에서 옥살이를 겪고 풀려나왔다.

대구에 돌아와서 격문을 반포한 것이 알려져 다시 대구 지방법원을 거쳐 대구 복심법원에서 보안법 위반ㆍ출판법 위반ㆍ협박죄ㆍ제령 위반 등 죄목으로 1년 6개월 징역을 선고 받고 대구형무소에서 옥살이를 겪고 풀려나왔다.

또한 필자의 외증조부인 고채주 순국의사는 1903년 호놀룰루 및 가와이 섬에서 신민회를 결성하여 국권 회복을 위하여 동분서주하였으며 신민회의 여파가 국내에 까지 미치게 되어 1907년에 안창호 등이 신민회를 조직하고 압록강에서 조선총독 암살미수 사건까지 있었다.

3.1 운동이 일어나기 까지 10여년에 걸쳐 군자금 조달과 국내외의 정보를 수집 교환하며 비밀활동을 펼쳤다. 마침내 1919년 4월 2일 통영 장날 각처에서 모여든 3천여 군중 앞에 나타나 주머니에서 독립선언문을 꺼내 낭독한 뒤 대한독립만세를 선창하니 이를 따라 군중의 만세소리는 천지를 진동하듯 하였다.

그는 일경에 붙잡혀 보안법 위반이란 죄목으로 1년의 형 확정을 받고 대구감옥에서 옥살이를 겪고 혹심했던 온갖 고문과 악형의 여독으로 사경에 이르러 소생할 가망이 전혀 보이지 않으므로 부득이 고령자 병보석이란 명목으로 출감한 직 후 세상을 떠났다.

비단 필자의 조상님들뿐만 아니라도, 이름 없이 조국을 위해서 목숨 받쳐 헌신한 수많은 조국 선열들의 고통과 희생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우리가 있다는 사실에 감사해야 할 것이며, 조국을 잃었던 시절을 절대로 망각해서는 안 될 것이다.

나아가서 우리 조국은 북한 동포, 해외동포, 그리고 모든 인종들을 차별 없이 대하고 우리나라 사람들의 정(情) 과 우수성을 세계만방에 떨칠 수 있는 민족이 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