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취약계층에 대한 정부 지원이 수차 행해졌지만 현금지급을 위한 기초자료와 전달체계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아 효과는 반감되면서 예산만 축낸 적이 적지 않았던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때문에 그동안 정부에서 주는 지원금은 `눈먼 돈’이라는 불명예스러운 이름을 얻기도 했다. 이제는 급하다고 서둘 것이 아니라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철저하게 준비를 해야 한다. 현재 정부가 가진 취약계층 자료는 기초생활보호 대상자 정도이고 이마저도 정확도와 신뢰도가 크게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전달체계의 엉성한 것도 문제다. 최근 서울 양천구청의 8급 기능직 공무원이 복지예산을 자그마치 26억 원이나 착복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 또 쌀직불금도 경쟁하듯 너도나도 타먹어 한 때 온 나라를 시끄럽게 만들기도 했다.
벤츠승용차를 타는 사람이 기초생활자급여를 타먹었다는 소리까지 들리기도 했다. 정부 지원금은 먼저 본 사람이 임자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음을 되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 국민 혈세로 마련하는 현금지급에서도 이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정부는 최저생계비 이하 빈곤층 523만여 명 중 기초생활수급 대상자를 제외한 370만 명과 차 상위 계층 160만 명 중에서 지원 대상 범위를 정하겠다고 하는 모양이다. 월 15만∼20만원의 현금이나 소비쿠폰을 지원하는 안을 두고 검토 중에 있어 아직 유동적이긴 하나 현금 쪽에 무게가 실린 것처럼 들린다. 어느 것이든 지원받을 사람이 지원받아 소비 진작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었으면 한다.
현금지원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신뢰성 있는 기초자료를 근거로 대상자를 신중하게 선정해야 한다. 받을 사람이 받아야 사회가 튼튼해진다. 경기부양을 위한 소비 진작이 시급하다고 정부지원을 받는 사람에게 중복 지원하는 등의 일이 발생할 경우 효과는 반감될 수박에 없다.
납득할 수 있는 대상자를 선정하고 지원금에 누수현상이 일어나지 않도록 관리감독체계도 정비해나가야 한다. 이번 현금지원이 취약계층의 어려움을 덜어주면서 소비를 진작시키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려면 사전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또 하나 덧붙여 당부하는 것은 지원을 받은 사람도 이번 현금지급의 의미를 충분히 인식하여 본래의 의미가 극대화 될 수 있도록 지원금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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