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많은 지자체가 과학고 유치한다?
돈많은 지자체가 과학고 유치한다?
  • 이지영
  • 승인 2009.03.05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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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대구과학고 유치 경쟁이 뜨거운 가운데 대구시교육청이 재정지원이 많은 지자체에 유리한 평가기준을 발표해 반발을 사고 있다.

4일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교육과학기술부가 지난해 12월 영재교육진흥법에 따라 대구과학고를 과학영재학교로 지정하면서 현재 수성구 대구과학고를 대체할 제2과학고를 설립키로 했다.

제2대구과학고 설립 계획이 알려지면서 달성군을 시작으로 달서구와 남구, 북구, 동구, 서구 등 5개 지방자치단체들이 유치 경쟁에 뛰어들어 각축을 벌이고 있다.

이들 지자체들이 앞 다퉈 주민동원 행사를 열고 서명운동, 결의문 채택 등 과열 유치경쟁 조짐을 보이자 교육청은 ‘지자체 간 경쟁에 동요하지 않겠다’는 방침과 과학고 위치 선정 기준을 발표했다.

시교육청의 선정 기준은 입지 요건이 최소 용지 면적 1만8천700㎡ 이상이며, 오는 12월 이전에 공사를 시작할 수 있어야 한다.

또 9월 이전에 도시계획 시설결정이 가능하고 교육환경 평가기준에 맞아야 한다.

이 밖에 위치, 환경, 도시공간, 학교설립 시설, 재정지원 등 평가 영역 5개 항목 12개 기준을 바탕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지자체를 선정키로 했다.하지만 평가 항목 중 ‘재정지원 비율’이 다른 항목보다 높은 비중을 차지해 선정 항목을 살펴본 지자체들이 허탈감과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과학고 유치를 선언한 한 지자체 관계자는 “부지를 무상으로 지원하고 설비비를 많이 지원하기만 하면 200점 중 55점을 받아 갈 수 있다”며 “평가 기준대로라면 교육청은 교육환경이나 지역간 교육격차보다는 많은 돈을 주는 지자체에 과학고를 건설하겠다는 셈”이라고 강한 불만을 내비췄다.

실제 교육청이 제시한 5개 항목 중 ‘학교 설립 시설 여건’이 65점으로 전체 32%를 차지했고 이어 ‘재정지원 여건’이 55점으로 뒤를 이었다. 재정지원 여건 항목 중에서도 ‘부지 무상 제공의 비율’ 평가는 전체 17.5%를 차지했다.

타 교육청과 비교해도 대구시교육청이 과학고 위치 선정에서 지나치게 재정지원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 익산시에 과학교육원 부지를 확정한 전북도교육청은 인구 수와 교육 및 연구시설, 도로 접근성, 주변 환경, 생태 여건 등 13대 항목에 각각 5점씩 동일하게 배정한 심사 기준에 따라 부지를 선정했다.

전북도교육청 한 관계자 “도내 6개 지자체로부터 유치 신청을 받은 뒤 심사 기준 13개 항목에 똑같은 점수를 배점했다”며 “재정여건을 항목에 넣지 않은 것은 각 지자체들 간의 과열 경쟁을 피하
고 재정 때문에 불이익을 받는 지자체를 없애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현재 과학고 건립을 위해 유치 신청서를 받고 있는 부산시교육청의 경우 설계비와 부지매입비 등 총 41억원의 예산을 확보한 뒤 유치 신청을 받고 있어 과학고 건립과 관련된 예산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대구시교육청과 대조를 이뤘다.

이에 대해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국비 확보가 쉽지 않은 상태에서 지자체의 재정지원을 무시 할 수 없어 선정 기준에 포함시켰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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