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개신교, 천주교 3월은 '수행의 달'
불교, 개신교, 천주교 3월은 '수행의 달'
  • 김덕룡
  • 승인 2009.03.06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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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4대 명절 '출가절.열반절' 행사
예수 부활전 30일간 계명.봉사 주간
이달 3월에는 불교의 4대 명절이 두 개나 들어 있다. 지난 4일(음력 2월8일)은 붓다가 수행의 길에 나선 ‘출가절’이며 오는 11일(음력 2월15일)은 열반에 든 ‘열반절’이다.

두 명절은 일주일 간격으로 나란히 있어 불가에선 예로부터 부처님 오신 날(음력 4월8일)과 부처님이 깨달음을 얻은 성도절(음력 12월8일)과 함께 ‘4대 명절’로 꼽고 있다.

개신교와 천주교 역시 이와 유사한 사순절(四旬節) 행사가 열린다. 사순절은 재의 수요일부터 성목요일 주님의 만찬 저녁 미사 전까지, 예수 부활을 준비키 위해 40일 동안 통회와 보속, 그리고 희생으로 재(齋)를 지키는 기간을 말한다.

사순절 동안 신자들은 그리스도가 마귀의 유혹에도 불구하고 광야에서 40일 동안 엄재하신 것을 본받아 희생하고 봉사하며 지난날의 잘못을 뉘우치고 계명에 충실하도록 해야 한다.

특히 이 기간 동안 신자들은 스스로 극기와 절제를 하고 가난한 이웃에게 사랑을 베풀면서 십자가의 길을 자주 바침으로써 그리스도의 수난에 동참한다.

불교, 개신교, 천주교 등 종교는 각기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용맹정진하는 수행주간을 맞아 지역에서의 행사와 그 의미를 살펴본다. <편집자註>

◈출가재일 맞은 불교계

우선, 대구 수성구 파동 비슬산 자락에 위치한 대한불교 조계종 법왕사(주지 실상 스님)는 4일부터 오는 6월11일까지 고승(高僧) 100명이 100일간 릴레이로 법문을 펼치는 ‘제19회 경제위기 극복과 불자님들의 평안을 기원하는 법왕사 경율론 삼장 백고좌대법회’를 봉행한다.

100일간 단 하루도 빠짐없이 법랍 30년 이상의 고승으로부터 불교경전에 관한 설명뿐만 아니라 중생의 번뇌를 씻어주는 금구성언(金口聖言·부처의 설법)을 들을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백고좌’는 ‘인왕반야경’을 읽으며 국태민안을 기원했던 전통 불교 법회로 613년 신라 진평왕 때 경주 황룡사에 백고좌를 차리고 원광법사 등을 맞아 설법하면서 시작됐다.

원광법사는 사군이충(事君以忠·충성으로 임금을 섬긴다), 사친이효(事親以孝:효도로 어버이를 섬긴다) 등 화랑의 ‘세속 오계’를 지은 스님이다.

당시 이 법회를 열 때는 100개의 부처상과 100개의 보살상을 모셔 놓고 100개의 사자좌를 마련해 100명의 법사를 초청해 반야경을 강의토록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자좌 앞에는 100개의 등불을 밝히고 100가지 향을 태우며 100가지 색깔의 꽃을 뿌려 공양하곤 했다. 조선시대 명맥이 끊어졌던 백고좌는 지난 1994년 실상스님에 의해 다시 열리게 됐다.

실상 스님은 그 해 법왕사를 세우고 단절된 백고좌 법회를 재개해 이후 13년간 해마다 열려 왔다. 이 법회는 해마다 매번 200~300명의 불자와 시민 등이 함께 했다.

올해 법왕사 백고좌법회는 팔상성도를 주제로 한 법회로 시작했다.

입재일인 출가재일부터 열반재일까지 정무 스님(조계종 대종사), 도문 스님(죽림정사조실), 일연 스님(완주 안심사 주지), 수경 스님(조계종총무원문화부장), 일진 스님(운문사 학감), 지오 스님(전 범어사승가대학 강주), 원산 스님(통도사 백련암), 종석 스님(온양 불국사 주지), 지안스님(은해사승가대학장), 암도스님(백양사 청량원) 등 8명의 스님들이 ‘팔상성도 법회’를 집전하고 마지막 날인 6월11일 해인사 율주 종진 스님의 ‘보살계 불명 수지법회’로 회향한다.

이밖에 전 포교원장 암도스님, 부산 화엄사 회주 각성스님, 포교원장 혜총스님, 전 직지사 주지 자광스님, 축서암 수암스님, 인드라망생명공동체 상임대표 도법스님 등이 참석해 ‘법화경’, ‘화엄경’ 등을 품수별로 법문한다.

법왕사 주지 실상 스님은 “모두 관심 분야가 다르고 생각도 다르기 때문에 다양한 이야기가 나올 것”이라며“부처님의 팔만사천 법문인 경·율·론 삼장을 통해 경제적인 어려움을 극복하고 참다운 깨달음의 세계에 이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팔공산 파계사는 지난 4일 오전 직지사 조실 녹원스님을 초청해 출가의 공덕과 의미를 되새기는 특별 법문을 듣는 것을 시작으로 ‘제1회 니르바나 법회’에 들어갔다.

부처님 열반재일인 오는 11일까지 매일 이어지는 이번 파계사 니르바나 법회에는 허운스님과 성화스님, 철우스님, 법등스님 등 8명의 대덕스님과 선지식이 감로법문을 하게 된다.

이와함께 대구시내 최대 도심사찰인 한국불교대학에서도 지난 4일 오전 회주 우학스님의 출가재일 특별법문을 시작으로 스님과 신도들이 8일간의 용맹정진에 들어갔다.

오는 11일까지 불교대학은 우학 스님의 참선 특강 및 바루공양과 신입생 2명이상 포교하기, 절 및 기도수행의 숙제 등을 내용으로 출가절의 의미를 되새길 예정이다.

◈‘사순절’ 맞은 개신교 및 천주교

사순절(Lent) 은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에 앞서 이뤄진 고난을 묵상하는 기간으로 40일동안 이어진다.

사순절은 전 세계 그리스도인들이 동일하게 지키는 기간으로 부활주일이 언제냐에 따라 해마다 날짜가 다르다.

부활주일이 해마다 바뀌는 것은 태음력에 기초한 초대교회의 전통에 따른 것으로 춘분이 지난 후 보름달이 뜨고 난 다음 주일을 부활주일로 정해 지켜오고 있다.

2009년 부활절이 4월12일이므로 이를 기준으로 주일을 제외한 40일을 역산하면 올해 사순절은 지난 2월25일부터 오는 4월9일까지다.

여기서 주일을 빼는 이유는 모든 주일을 작은 부활절로 여기는 신학적 이유 때문이다.

사순절 기간에는 주님의 고난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성도의 회개와 절제된 삶에 초점을 두고 지내야 한다.

올해 대구지역교회는 이 기간에 의미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준비하고 있다.

지역 각 교회는 사순절 특별새벽기도회를 비롯해 담임목사가 인도하는 성경강해, 신약성경을 완독하는 성경통독주간, 사순절 특별성회, 보육원 등 사회복지기관 방문, 성경 퀴즈대회 등을 계획하고 있다.

대구칠곡교회는 사순절 기간 특별새벽기도를 벌이며 한국 천주교회 대구대교구 포항 장성천주교회는 사순절 기간 돼지저금통을 통한 공동체 모금운동을 펼칠 계획이다.

한국교회사학연구원 권평 선임연구원은 “사순절은 전통적으로 보면 육식을 금하고 요란한 행사를 갖지 않고 일정한 시간을 정해서 성경을 읽고 십자가에 달리신 그 의미를 생각하면서 구원의 의미를 다시 되새겨보는 기간”이라고 밝혔다.

그는 “사순절 기간에는 새벽기도에 참석하거나 말씀묵상, 장기기증 서약이나 헌혈 캠페인 등 이웃사랑 실천운동에 참여하는 것이 사순절을 의미있게 보내는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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