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깃든 교복, 새 주인 만나다
추억 깃든 교복, 새 주인 만나다
  • 이지영
  • 승인 2009.03.09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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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누는 마음이 더 즐겁습니다> ②정을 물려주는 '교복나누기'
2천점 모집 목표에 7천점 기증...타 지자체 벤치마킹 문의 쇄도

“교복 나누기 사업을 벤치마킹하고 싶습니다.”

경기침체가 신학기를 준비하는 학원가에도 강타하면서 동결이 기대됐던 교복값마저 10%이상 올랐다. 새 출발을 하는 자녀에게 몸에 꼭 맞는 새 교복을 사 입히고 싶지만 30만원에 육박한 교복값에 한숨이 저절로 난다.

이런 학부모들의 걱정을 덜어주기 위해 대구 달서구청이 교복 나누기 사업에 팔을 걷었다. 달서구청은 지난해 11월부터 구청과 24개 주민자치센터, 본동‘성서‘월성‘신당 등 6개 종합사회복지관, 아름다운가게 월성점에서 헌 교복을 기증받았다.

처음 교복 나누기 사업을 계획하면서 담당부는 ‘2천점 모집’을 목표로 세웠다.
지난달 21일 대구 달서구청이 헌 교복을 수선해 헐값에 판매한 '사랑의 교복나누기 장터'가 많은 시민들의 호흥을 얻었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사업이 시작되자 교복을 기증하겠다는 시민들의 문의가 줄을 이었고 3개월만에 무려 7천여점의 교복이 기증됐다.

기증된 교복의 사연도 다양했다. 학창시절의 아름다운 추억을 간직하고 싶은 마음에 장롱 속 깊이 묵혀두었던 교복부터 대학 진학을 기념하기 위해 고이 모셔둔(?) 교복까지 모두 새 주인을 만나기 위해 세상 밖으로 나왔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교복 기증을 대신해 헌 교복을 세탁하고 수선해주겠다는 주민들도 줄을 이었다.

7천여 점의 교복은 달서지역 자활센터에서 말끔하게 수선됐다. 50여명의 센터 회원들은 떨어진 단추를 달고 터지거나 헤진 곳은 꼼꼼히 박음질했다. 이 교복들은 세탁과 다림질 과정을 거쳐 새 교복처럼 탈바꿈됐다.

이렇게 모인 교복으로 달서구청은 지난달 23일 시민들로부터 기증받은 교복을 판매하는 ‘사랑의 교복나누기 장터’를 열었다. 교복은 한점당 2천~3천원 수준으로 바지, 조끼, 재킷 등 교복 한 벌을 모두 사도 2만원을 넘지 않았다.

교복 나누기 사업은 달서구뿐 만아니라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해 전국 중·고교에서 교복 물려 입기 ‘유앤아이폼(U&I-form) 운동’을 벌이고 있다. 전국 각지의 중·고교 졸업생이 교복을 기증하면 학부모 봉사단이 이를 수거, 각 지역의 크린토피아에 넘겨 세탁, 수선을 거쳐 학교로 보내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달서구 주민생활지원과 이선미 팀장은 “처음에는 ‘누가 헌 교복을 입으려하겠냐’는 걱정과 우려를 많이 했지만 사업이 시작되자 수선 자원봉사자들이 손이 모자라 쩔쩔맬 정도로 기증이 쏟아졌다”며 “교복나누기 장터가 열린 다음 지역 각 구·군청에서 문의전화가 온 것은 물론 타 지자체에서도 교복나누기 사업을 벤치마킹하겠다는 문의전화가 끊이질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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