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신입생들이 고시학원에 몰리는 현실
대학신입생들이 고시학원에 몰리는 현실
  • 승인 2009.03.09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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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입학의 기쁨을 맛보기도 전에 취업을 위해 고시학원에 등록하고 있는 지역 대학신입생들의 안타까운 실상을 9일 본보가 다뤘다. 졸업 후 겪게 될 혹독한 취업전선이 초래한 암울한 현실이다. 대학에서 학업에 전념하는 것은 뒷전이고 졸업 후에 먹고 살 일을 해결하기 위해 취업준비생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는 딱한 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대학과 지역사회의 진지한 고민이 필요해졌다.

일부 기사를 소개하면 올해 지역 한 대학교에 입학한 박상진(19)군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기도 전인 지난 1월부터 고시학원에 등록, 공무원 시험 준비에 몰두하고 있다. 취업을 위해서는 남들보다 하루라도 빨리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취업난이 갈수록 심각해져 일찍부터 목표를 세우고 준비해도 원하는 곳에 취업하기 어려우므로 나이와 학력에 제한이 없는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을 반영하듯 최근 공무원시험은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데 비유할 만큼 경쟁률이 치열해지고 있다. 행정안전부가 지난 1월6일 2009년도 9급 국가공무원 공채시험 응시원서를 접수한 결과, 전체 2천350명 모집에 14만670명이 지원, 평균 59.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것으로도 짐작된다. 이래서 대학입학보다 먼저 공무원시험 준비를 시작하는 현상이 벌어지는 것이다.

취업포털 커리어가 지난 달 예비대학생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취업 준비를 시작하기에 가장 적절한 시기로 대학 1학년을 꼽은 응답자가 33.3%로 가장 많았다. 실제로 지역 공무원 고시학원에는 대학신입생들이 대거 몰리는 진풍경이 벌어졌다고 한다. 낮에는 대학에서 밤에는 학원에서 공부하게 되니 고3수험생시절을 뺨치는 고달픈 현실이다.

공무원시험 준비를 하는 대학생들을 나무랄 수 없다. 사실상의 백수가 350만 명에 달하는 고용빙하기를 정면 돌파하려는 장한 의지를 칭찬해야 할 판국이다. 이제 지역사회가 대학졸업생들을 도와주어야 한다.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이미 지역사회 몇몇 대학이 시작했듯이 미취업 졸업생을 대상으로 취업과 관련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다. 취업 때까지 무한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이 제도에 지역기업이 대거 참가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한편 지역 중소기업에 대한 편견을 불식시키기 위해 기업체험기회도 만들고 기업 인턴제를 운용하면 학비조달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더불어 대학과 지역상공계가 주도하는 해외취업도 검토할만하다. 인턴십을 굳이 국내기업에만 한정할 필요는 없다. 해외의 기업에 파견 근무하는 기회도 생각할 수 있다. 경제위기를 헤쳐 나가는 열쇄는 취업에 있다. 취업문제에 매달려 있는 대학생들을 돕기 위한 전 방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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