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금리 인하 재빨리, 대출금리는 오히려 인상
개인 신용대출자 8% 이자가 13%로 폭등
예금금리는 재빨리 내리면서도 대출금리는 오히려 올려받는 등 불황기를 틈탄 은행권의 ‘배불리기’ 행태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개인 신용대출자 8% 이자가 13%로 폭등
이는 한국은행이 작년 10월부터 지난달까지 사상 최저수준으로 내린 기준금리 인하가 수익성 올리기에만 급급한 은행권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9일 지역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12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수준인 연 2.0%까지 내리자 7~8%대까지 치솟았던 지역 은행권 정기예금 금리는 이날 현재 4%대 초반 상품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게 떨어졌다.
대구은행의 경우 1년짜리 기준 정기예·적금 금리는 2~3%로 하락했다. 보통예금은 0.1%(인터넷예금은 최대 1.30%)에 불과하고, 매일 잔액 50만원 미만은 아예 이자가 없다. 이런 현상은 시중 은행도 마찬가지다.
반면 이날 고시된 지역 은행권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3.40~5.47%에 달한다.
지난해 10~11월 최고 9%대에 육박했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폭 하락한 것이지만, 대출금리 기준이 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현재 2.45%로 4% 이상 떨어진 것이나 예금금리 인하폭에 비하면 여전히 높다.
여기에 은행마다 가산금리를 최대 3% 이상 올려 대출 수요자들이 돈을 빌릴때는 더욱 높은 이자율이 적용받는다.
특히 개인 신용대출자들의 대출이자 부담은 더욱 커졌다.
금리인하로 고객들의 예금인출 사태가 크게 늘자 자산건정성 확보 및 대출재원 마련에 비상이 걸린 은행권이 경쟁적으로 연 7~8%대의 이자를 주는 각종 채권 등을 앞다퉈 발행하면서, 신용리스크 증가를 명목으로 개인 대출자의 이자율을 크게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2월 모 은행에서 1천만원의 마이너스 통장을 만든 김모(36)씨는 “연8%대 중반이던 이자율이 1년 후인 지난달 말 13%대로 치솟아 은행에 항의했더니 연2% 가까이 이자율을 내려주더라”며 “은행 담당자가 신용등급 악화에 따른 금리인상이라 했지만 주변사람 상당수가 같은 경우를 당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지역 은행권 관계자는 “금리하락기 예금이자의 큰 폭 하락으로 고객들의 인출 및 투자처 찾기가 급증하고 있다”며 “고객유치와 자산건전성 확보차원에서 출시한 고금리 예금상품 및 채권 발행에 따른 수익률 만회를 위해 대출이자를 올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귀뜀했다.
이밖에 보험사 및 카드사들도 경기불황에 따른 경영실적 악화를 막기 위해 보험료 인상 및 보장한도 조정, 혜택 축소 등을 통해 고객에게 부담을 전가시켜 비난을 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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