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지역축제 '소신 다른 행보'
지자체, 지역축제 '소신 다른 행보'
  • 김도훈
  • 승인 2009.03.09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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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회생" vs "주민화합"
남구청, 부정적 여론에 취소...수성구는 예산증액 대조
대구지역 기초자치단체들의 지역축제 개최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우울한 경제현실을 감안해 소모적인 지역 축제를 자제하고 경제살리기에 동참하자는 목소리가 각계에서 일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지역 구·군의 행보는 다양하다. 9일 대구시 각 구·군에 따르면 남구와 달서구, 달성군 등은 포기·축소키로 한 반면 수성구·서구·북구 등은 강행 입장을 밝히고 있다.

동구청은 최근 축제 개최를 놓고 지역 국회의원으로부터 뭇매를 맞은 뒤 아직 개최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결정에는 최종 결정권자인 단체장의 의지가 가장 크게 작용한다. 축제 개최 여부를 놓고 각기 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주요 단체장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여론수렴…결단형, 남구청장

남구청은 지역 대표축제인 ‘대덕제’를 올해는 열지 않기로 했다.

구청은 지난 6일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불황을 감안해 제20회 대덕제를 취소하고 대신 축제 예산을 지역경제 회생 및 일자리 창출에 활용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구청은 대덕제 등 지역축제 예산 7천여만원을 행정인턴과 공공근로 인력 추가 선발, 실직자를 위한 특별지원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임병헌 남구청장은 “지역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대덕제를 취소하게 돼 안타깝지만 어려운 경제 여건상 축제보다는 일자리 창출이 더욱 시급하다고 판단했다”며 “지역민들을 위한 결정인 만큼 구민들의 이해를 당부했다”고 말했다.

◆밀어붙이기…소신형, 수성구청장

반면 수성구청은 축제 개최에 대해 한 치의 흔들림이 없다. 오히려 더욱 규모가 커질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처음 개최해 50만명의 시민을 불러모은 ‘폭염축제’의 올해 예산은 4억1천만원. 지난해보다 9천만원을 증액했다.

지역 경제살리기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김형렬 수성구청장은 “어려운 경제 여건 때문에 전국 여러 기초자치단체들이 축제를 취소·축소하는 분위기여서 주위의 시선이 다소 부담되는 것도 사실”이라며 “그러나 움츠러드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며, 지난해 경험에 비쳐봤을 때 경제유발효과도 크고 주민참여를 통한 화합의 계기도 될 수 있는 만큼 긍정적으로 봐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사면초가…신중형, 동구청장

동구청은 올 하반기 개최키로 한 ‘팔공산 허수아비 축제’를 놓고 최근 큰 고민에 빠졌다.

지난 4일 오전 동구청에서 열린 한나라당과 동구 간 당정협의회에서 “지역 대표축제로 키우겠다는 취지는 좋지만 어려운 경제상황을 감안, 저소득층 복지에 좀 더 신경써야 하지 않겠냐”는 국회의원들의 따끔한 질책이 있었기 때문이다.

때문에 이재만 동구청장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팔공산 허수아비 축제는 이재만 구청장이 큰 관심을 갖고 지난 2007년부터 지역 대표축제로 만들기 위해 준비해온 터.

축제를 취소한다면 직원들의 사기저하는 물론 구청의 행정 신뢰도가 추락할 것이 불보듯 뻔하다.

그렇다고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지역 국회의원의 지적을 무시하기도 힘들지 않겠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재만 동구청장은 “축제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나오고 있는 만큼 다시 한 번 재점검의 기회를 갖겠다”며 “여론수렴 과정을 거쳐 4월 중순께 개최 여부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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