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인류가 극복해야 할 최후 영역"
"뇌, 인류가 극복해야 할 최후 영역"
  • 최재용
  • 승인 2009.03.10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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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질환 치료제 시장 매년 급성장...지자체, 뇌연구원 유치 사활
한.중.일 뇌연구 석학 대구강연
9일 대구 인터불고호텔 카멜리아홀. 한국, 중국, 일본 등 아시아 3개국의 뇌연구 석학이 한자리에 모였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이 마련한 이날 ‘한·중·일 뇌연구 석학 초청강연’은 뇌 과학과 인지 과학 연구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일깨워주는 자리였다.

한국뇌연구원설립추진기획단 서유헌 단장(서울대 교수)을 비롯한 신경과학분야의 중국 최고 권위자로 평가받고 있는 무밍 푸 교수, 일본 인지과학 권위자 케이지 다나카 교수는 “뇌 연구는 21세기 인류가 극복해야 할 최후의 연구 영역”이라며 한 목소리를 냈다.
왼쪽부터 서유헌 한국뇌연구원 설립 기획단장, 김승환 뇌강연회 좌장, 무밍 푸 중국 뇌연구소장, 케이지 다나카 일본 뇌연구소장.

무밍 푸 교수는 “2007년 기준 전 세계 뇌질환 치료제 시장은 약 1천억달러 규모로 매년 급성장하고 있으며 이미 미국, 일본, 중국, EU 등이 뇌연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케이지 다나카 교수는 “뇌 연구는 국가 운명을 바꿔 놓을 수 있는 중요한 분야”라며 “일본은 이미 뇌 분야의 고부가가치를 위해 정부차원에서 집중투자하고 있으며 어느 정도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밝혔다.

서유헌 단장은 “세계와 맞서 싸울려면 무엇보다 관련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 한국뇌연구원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세계 각국들은 20여년 전부터 뇌 연구의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를 인식하고 ‘한국뇌연구원’ 설립을 공식화했다.

DGIST는 이날 강연을 시작으로 세계 뇌연구 석학을 차례로 초청해 국내 뇌 과학 및 뇌 공학 분야 연구의 나아갈 방향 제시할 계획이다.

DGIST 이인선 원장은 “DGIST는 앞으로 뇌융합 분야 교육과 연구에 집중할 계획이어서 국내외 뇌연구 석학들을 지속적으로 초청해 교류하는 자리를 마련하겠다. 더불어 한국뇌연구원 유치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고 말했다.

◆‘뇌’에 미래가 있다

무게 1천300g의 ‘뇌’ 연구로 세계가 들썩이고 있다. 뇌 연구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에 세계 각국들은 관련 분야의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미국은 2007년 총 60억달러 규모의 연구개발 예산을 투입했고, 일본은 연간 1천억엔 이상의 예산을 뇌과학에 쏟아 붓고 있다. 유럽연합(EU) 역시 각국에 뇌 연구의 거점을 확보하고 집중 투자를 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뇌연구는 경쟁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져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한국의 뇌 분야 연구비는 2007년 기준으로 411억원 규모로 미국의 164분의 1, 일본의 17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뇌 관련 특허도 미국 4876건(50%), 일본 1476건(17%)에 비해 한국은 89건에 그치고 있다. 뇌 분야의 시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당뇨 비만 등 질병 대부분이 뇌와 직·간접적 관계가 있고, 치매나 알츠하이머 등도 뇌연구와 직접 관련된 분야다.

지난 2007년 전 세계 의약품 시장의 17%를 차지한 뇌 신경 치료제 시장 규모는 938억달러에 이르며 연간 5% 수준의 성장세를 보였다.

이와 함께 국내 치매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은 매년 3조4천억~7조3천억원으로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추산하고 있다.

◆지자체 “한국뇌연구원을 유치하라”

올 상반기로 예정된 정부의 한국뇌연구원 입지 선정이 다가오면서 지방자치단체들의 유치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한국뇌연구원은 교육과학기술부가 세계 일류의 뇌융합 연구중심기관 구축과 원천기술 개발을 통한 신성장동력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총사업비 3천786억원을 투입해 부지 9만4천㎡, 건물 3만3천㎡, 인력 200여명 규모로 지어질 예정이다.

각 지역에서는 뇌연구원 입지 선정에 우위를 점하기 위해 지자체와 해당 지역 대학, 연구기관 등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뇌 분야 연구가 21세기 마지막 미지의 영역이라는 상징성과 함께 연구원 유치로 인한 막대한 경제적 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치매 등 뇌질환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 10조원대를 육박하는 등 뇌관련 시장규모가 매년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어 지역에 미치는 경제적·산업적 기대효과는 상상을 초월한다.

특히 뇌 연구원 유치는 정부가 향후 30년간 5조6천억원을 들여 조성하게 될 첨단복합단지와 연계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뇌연구원 유치에 뛰어든 지역은 대구·경북을 비롯해 인천, 대전, 충북 등 4곳으로 10곳의 지자체가 경쟁을 벌이고 있는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와도 중복된다.

대구·경북은 DGIST를 주축으로 지역의 우수한 의료 인프라 등을 강점으로 본격적인 유치 활동을 벌이고 있다.

DGIST 이를 위해 지난달 대구시, 경북도, 포항시, 포항공대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한데 이어 경북대병원 등 지역 4개 대학병원과도 MOU를 체결했다.

DGIST는 첨단의료복합단지와 연계해 포스텍을 중심으로 한 연구기관 및 연구인력이 우수한 점과 의과대학이 밀집해 있고 임상시험기관 및 한방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는 점을 강조하며 뇌연구의 중심이자 국제적인 의료산업단지를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마련했다.

인천은 송도로 입지를 정하고 타 지역보다 앞서 뇌 분야 연구 실적과 관련 병원 등을 부각시키고 대전은 KAIST 등 풍부한 연구 기반과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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