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투리 뉴스> 헝가리 나치전범의 `진실게임’
<자투리 뉴스> 헝가리 나치전범의 `진실게임’
  • 승인 2009.03.11 17:18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 청년을 살해한 뒤 호주로 이주한 것으로 알려진 헝가리 나치 전범 용의자를 놓고 `진실게임’이 한창이다.

올해 87세의 찰스 젠타이는 1944년 당시 헝가리군 준위로 활동하며 동료 2명과 함께 부다페스트에서 유대인 청년을 고문, 살해한 뒤 다뉴브강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체포되지 않은 10대 전범 리스트에 올라 2004년부터 유대인 인권단체인 `시몬 비젠탈 센터’와 헝가리 당국의 추적을 받아왔다.

공범인 동료 2명은 1940년대 체포돼 이미 죄과를 치렀지만 젠타이는 독일을 거쳐 1950년 호주로 이민, 신분을 속인 채 59년간 살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헝가리 정부는 2005년 젠타이의 본국 신병인도를 요구했고, 호주 퍼스 법원은 지난해 8월 그를 헝가리로 송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결했다. 당시 법원은 젠타이의 경우 호주와 헝가리가 맺은 범죄인 인도 협약의 조건을 충족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젠타이 측은 10일 법원에 항소장을 내고 본국 송환을 거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했다. 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젠타이는 항소장에서 2차 대전 당시 사건 발생 전에 이미 부다페스트를 떠났었다면서 거짓말 탐지기 테스트 결과가 그의 결백을 입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젠타이는 “나는 숨길 것이 없으며 정의를 원할 뿐”이라고 호소했다.

젠타이를 상대로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실시한 갤빈 윌슨 검사관도 “탐지기는 97% 정확성을 가지고 있다”면서 그가 사실을 말하고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윌슨은 “탐지기 테스트 결과도 그렇지만 그와 대화를 나눠본 결과 그가 모든 면에서 매우 솔직하게 말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며 젠타이의 결백에 무게를 뒀다.

이와는 별도로 젠타이의 변호사는 젠타이가 받고 있는 살인 혐의는 당시 헝가리법상 전쟁범죄로 분류되지 않았다면서 전범 혐의 조사를 위한 송환이 논리적으로 모순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그러나 시몬 비젠탈센터의 전범 추적 책임자인 에프라임 주로프는 거짓말 탐지기 테스트의 신빙성을 일축하고 그가 저지른 범죄의 증거는 명백하다고 반박했다.

주로프는 “젠타이가 결백하다면 법정에서 이를 증명해야 할 것”이라며 본국 송환을 거부하는 그의 태도는 이미 그가 결백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비난했다. 호주 법원에서는 거짓말탐지기 테스트 결과가 법정 증거물로 채택되지는 않고 있다.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