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되는 한미 FTA `수용불가’ 발언
우려되는 한미 FTA `수용불가’ 발언
  • 승인 2009.03.11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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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 커크 미국 무역대표부 (USTR)대표지명자가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 `불공정한 협상’이라며 “현 상태로는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대외무역정책을 총괄하는 USTR대표지명자의 발언인 만큼 결코 가볍게 여길 일이 아니다. 더욱이 이 발언이 단순히 FTA에 대한 문제제기의 차원이 아닌 갈수록 노골화되고 있는 보호주의 기류를 반영한 것이 아닌가 하는 점에서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커크 지명자의 `수용불가’란 발언이 미국 행정부의 공식 입장이 아닌데다 재협상을 직접 거론한 것도 아니다. 그러나 이 발언이 한미 FTA를 겨냥하고 있는데다 어떤 식으로든 재협상 또는 추가협상의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면서 한국을 압박한 것은 분명하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과 클린턴 국무장관도 잇따라 FTA비준에 대해 부정적으로 언급했다는 점에서다.

그 배경을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지만 무엇보다 미국 측의 이 같은 인식과 문제 제기에 심각한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 그들은 한미 FTA를 `불공정한 협상’이라고 주장하지만 상대가 있는 협상에서 이해 당사자들의 불만은 항상 있게 마련이고 산업별 득실도 엇갈릴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일부 산업의 피해만을 부각시켜 국가 간의 협정까지 바꾸려 한다면 협상자체의 실효성에 대해 근본적인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미국 측이 집중적으로 문제를 삼고 있는 자동차만 해도 그렇다. 경제성이나 실용성 등으로 경쟁력이 떨어진 미국산 자동차에 문제가 있어서 우리시장에서 팔리지 않는 것이지 우리나라가 개방되지 않았거나 관세장벽이 높아서 그런 것이 결코 아니라는 점이다.

더구나 현재 양국 의회의 비준을 기다리고 있는 한미 FTA는 우리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를 놓고 엄청난 사회혼란을 감수하면서까지 미국의 요구를 전향적으로 수용한 결과다. 미국 측은 이점을 분명히 인식하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로선 미국 측의 부당성을 적극 내세워 재협상이나 개정 원안 수정 없이 원안대로 관철시키는 게 최선이다. 그것이 여의치 않아 추가 협상이 불가피하다면 협상의 큰 틀이 흔들리지 않는 선에서 최소한의 보완에 그쳐야 한다. 이를 위해선 한미 FTA의 국회비준동의안을 조속히 처리하여 미국 측의 보다 성의 있는 자세를 촉구해야 한다.

우리정부도 FTA에 따른 미국 측의 경제적 이득을 적극적으로 설득하는 등의 노력을 보여야 한다. 미국 측이 끝내 재협상을 고집할 경우 우리도 무조건 거부하기도 힘든 만큼 정부도 이에 대한 대비책 마련에도 만전을 기해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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