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속도 경쟁이 아니라 나눔 경쟁이 필요하다.
<기고>속도 경쟁이 아니라 나눔 경쟁이 필요하다.
  • 승인 2011.09.06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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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영 칠곡우체국장

대구에서 왜관으로 향하는 기차를 타고 출퇴근을 하다보면 과거와는 많이 달라진 풍경들을 접하게 된다, 옆 사람과 정답게 이야기를 나누거나, 책과 신문을 보던 모습들은 하나 둘씩 사라지고 함께 기차를 탄 친구들끼리도 각자의 스마트폰 삼매경에 빠져 있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빛의 속도로 변화하는 IT 시대에 콩 한쪽도 이웃과 나눠 먹던 소박하고 아름다운 우리 전통의 미풍 양식은 점차 사라져가고 개인, 계층, 지역별 기회의 불평등 구조 또한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우리 주위를 살펴보면 많은 이웃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회가 빠르게 변화하면서 상대적으로 힘들고 상처받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매일 서민들과 애환을 같이하는 집배원들 얘기를 들어보면 현실은 더욱 안타깝다. 폐지를 수거해 혼자 살아가는 노인들, 병든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살며 집 나간 부모를 기다리는 아이들, 겨울에는 연탄 살 돈이 없어 얼음장 같은 바닥에 두꺼운 이불을 뒤집어쓰고 있는 사람이 허다하다고 집배원들은 말한다.

,우체국도 브랜드 이미지를 유지·발전시키려면 역시 사회공헌이 필수적이다. 우체국은 다른 어떤 기관보다 지역 주민과 밀착되어 있다. 오래된 집배원은 마을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안다. 독거노인의 자녀가 어느 회사에 다니고 있는지, 관절염을 앓고 있는 이씨 할머니는 한 달에 몇 번 읍내 병원을 다니는지 속속들이 꿰고 있다.

그래서 우체국은 집배원 365 봉사단을 중심으로 무료급식, 독거노인 도시락 배달, 사랑의 집 고치기와 같은 자원봉사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대기업처럼 요란하지 않아도 지역 주민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가려운 데를 긁어주는 맞춤형 사회공헌을 하고 있다.

칠곡우체국 집배원 봉사단도 지난 5월, 휴일을 반납하고 김모 할머니 댁을 찾았다. 수십 년간 병마와 싸우며 홀로 살고 있는 할머니를 위해 이른 아침부터 때로 찌든 벽지를 뜯어내고 새 벽지로 도배를 하는가 하면, 비가 오면 물이 새던 천장도 합판, 목재 등으로 말끔히 수리했다.

또 매주 목요일이면 우편물이 아닌 도시락을 오토바이에 싣는다. 지역 홀몸노인들에게 `사랑의 도시락’을 배달하기 위해서다. 홀몸노인뿐만 아니라 장애인, 소년소녀가장 등 어려운 이웃을 위해 틈틈이 봉사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물질문명의 발달은 인간을 행복하게 해 줄 듯 보였지만 전쟁, 기아, 경쟁 등으로 인해 우리는 아직 행복하지 못하다. 이런 상황에서 이 가을, 우리는 속도경쟁에만 열을 올릴 것이 아니라 주위를 둘러보는 여유를 가져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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