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뺨치네" 남구 통장 노래자랑 '눈길'
"가수 뺨치네" 남구 통장 노래자랑 '눈길'
  • 이지영
  • 승인 2009.03.13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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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딩동댕~통장 노래자랑!”

박자가 조금 늦어도 좋고, 음이 맞지 않아도 된다. 예선도 필요 없다. 남구 통장이면 누구나 참가 가능하다.

13일 오후 3시 대구 남구청 민방위교육장은 인기가수의 콘서트장을 방불케 했다.

대구 최초로 열리는 ‘제1회 통장 한마음 노래자랑대회’에 출연한 26명의 동대표를 응원하기 위한
‘아줌마·아저씨 부대’가 출현했기 때문이다.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이날 객석을 가득 메운 500여명의 주민들은 미리 준비한 현수막과 색색의 풍선, 특별 주문한 대형 꽃다발 등 다양한 응원도구를 들고 동별로 특색 있는 응원전을 펼쳤다.

행사가 시작되자 긴장한 통장들의 마음을 읽은 사회자가 ‘크게 한번 웃고 시작합시다’라며 노래자랑 분위기를 띄웠다.

“개인적인 사정이 있어 모자를 쓰고 나왔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참가번호 1번 이천동 박의현 통장이 모자를 쓰고 나온 사정(?)을 멋쩍게 설명해 행사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박 통장의 노래가 흘러나오자 이천동 주민들은 준비한 플래카드를 들고 연신 ‘박 통장, 박 통장’을 외쳤다.

주민 김혁수(58)씨는 “그동안 주민들을 위해 열심히 일 했는데 오늘 만큼이라도 편안한 마음으로 즐겼으면 한다”고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만약에 너라면 허락하겠니~’ 봉덕2동 이창희 통장이 가수 뺨치는 노래 실력을 보이자 한 중년 여성이 꽃다발을 전달했다. 이를 놓치지 않는 사회자가 ‘상을 받은 것도 아닌데 노래 부르는 도중에 꽃다발을 주는 건 처음 봅니다’라고 말해 주민들이 배를 잡았다.

특히 봉덕3동 문봉래 통장은 ‘과학고는 남구에 유치돼야 한다’라는 피켓을 목에 걸고 나와 대뜸 “과학고는 반드시 남구에 유치해야 합니다”라고 말해 행사장에 모인 전 주민들이 환호를 보냈다. 이어 참가곡 ‘신라의 달밤’이 나오자 봉덕3동 주민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준비한 주황색 풍선을 흔들며 노래를 따라 불렸다. 노래가 절정에 다다르자 봉덕동 주민은 물론이고 이천동, 대명동 주민도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춤을 추며 노래를 따라 불렀다.

노래자랑의 분위기가 달아오르자 임병헌 남구청장도 무대에 올라 남진의 ‘님과 함께’를 불러 출연자 못지않은 가창력을 선보였다.

‘이름 없는 새’를 멋들어지게 부른 대명1동 석명희 통장은 “곳곳에서 활동하는 통장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자리라 더욱 뜻 깊다”며 “일등을 목표로 2주간 노래방에서 맹훈련했다”고 말했다.

이날 통장노래자랑에는조용필의 ‘허공’을 부른 대명 10동 장재섭 통장이 1등의 영광을 안아 20만원 상당의 남구사랑상품권을 거머쥐었다.

서석만 행정지원과장은 “이번 행사는 넉넉지 않은 수당에도 행정의 일선에서 헌신하는 통장들을 위로하기 위해 마련한 것”이라며 “통장은 물론이고 주민들의 호응이 너무 좋아 정기적으로 행사를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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