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사정관제 성공조건은 신뢰확보
입학사정관제 성공조건은 신뢰확보
  • 승인 2009.03.15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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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부와 수능 등 계량화된 성적뿐 아니라 학생의 잠재력이나 특기·리더십·창의력을 종합 평가해 신입생을 선발하는 입학사정관제도가 2010년 대입의 화두가 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이어 포스텍과 성균관대 등이 2010학년도부터 입학사정관제로 신입생을 뽑겠다고 밝힌 이래 지난해보다 33개 대학이 늘어난 49개 대학이 참가의사를 밝히고 있다.

입학사정관제도의 기치를 높이 든 대학은 단연 포스텍이다. 신입생 전원을 입학사정관제로 뽑기로 한 것이다. 홍익대학은 실기고사를 없애고 미술전문 입학사정관제를 도입할 방침이고 한양대는 이 제도를 도입한지 1년 만에 모집 인원을 50배나 늘리는 용단을 내렸다.

그러나 지역대학은 아직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영남대는 2010학년도 수시2학기 모집에서 자율전공학부 인문사회계열 70명 전원을 입학사정관제로 선발할 방침이다. 경북대는 2009년 입시에서 70명을 선발했고, 수시모집에서도 이 제도를 소규모로 적용할 방침을 밝히는 등 신중한 자세다.

입학사정관제는 입학업무만 전담하는 전문가가 학생의 성적·잠재력·소질·환경·발전가능성 등을 종합평가해 신입생을 뽑는 제도다. 시험문제를 얼마나 잘 푸느냐가 아니라 미래 발전가능성을 보겠다는 것이다.

공교육 정상화에 기여할 것이 기대되고 아울러 사교육의 병폐가 대폭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입학사정관제의 확대는 매우 긍정적이다. 교육부도 그 점을 높이 평가, 이 제도를 도입하는 대학들에 236억 원의 예산을 지원키로 했다.

성적에만 얽매이지 말고 수험생의 잠재력과 소질을 평가해 뽑자는 입학사정관제도가 사교육으로 일그러진 공교육을 바로잡고 엄청난 가계 부담을 덜어 줄 묘방임에는 틀림없어 보인다. 그러나 입학사정관제도 역시 사람이 하는 일이고 더욱 계량화된 척도 없다. 시작되면서 갖가지 입시부정이 저질러질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음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이 제도의 성공적 정착은 신뢰확보에 있다. 학생의 잠재력·소질 등을 평가하는 만큼 입학사정관의 자의적 주관이 개입될 우려가 크다. 또한 그런 자질을 갖춘 입학사정관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도 있다.

당장 홍익대 미대 입학사정관제가 그런 우려를 갖게 한다. 기존의 실기고사보다 공정하고 객관적인 선발방식과 기준을 내놓아야 하는데 가능할 것인가. 온갖 시시비비를 어떻게 침묵시킬 것인가.

입학사정관제를 본격 시행하기에 앞서 갖춰야 할 사상이 있다면 성급하게 새 제도를 도입하는 것보다 점진적 확대가 더 바람직해 보인다. 무엇보다 교육의 근간이 바뀔 때마다 전국 고교가 대혼란에 빠진다는 사실을 유념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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