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난 속에 갈수록 일자리 구하기가 힘들어지면서 택시운전자격시험에 응시자가 크게 몰리고 있다.
그러나 택시업계의 구인난은 여전하다. 벌이가 안돼 많은 운전자들이 택시업계를 떠나고 있는 데다, 자격시험에 합격한 상당수 인력은 당장 취업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대구시택시운송사업조합에 따르면 한해 17차례 치르는 택시운전자격시험에 지난 한 해 동안 2천919명이 몰려 2007년 2천531명보다 16%가량 늘었다.
특히 올해 치른 3차례 시험에는 모두 711명이 응시, 지난해 576명, 2007년 436명보다 크게 증가했다.
극심한 불황에 거리로 내몰린 실직자나 자영업자들이 기피업종으로 불리던 택시운전에 눈을 돌리고 있다는 게 관계자의 분석이다.
합격률은 전체 응시자의 65~67% 정도. 이 가운데 매월 평균 80명 정도가 신규 택시기사로 취업하고 있다.
지난달 초 치러진 2009년 2회차 시험에는 모두 208명이 지원해 126명이 합격, 이 가운데 73명이 지역 택시회사에 취업했다.
그러나 택시업계는 여전히 심각한 인력난을 호소하고 있다.
불황이 깊어지면서 승객이 줄어 많은 운전자들이 택시업계를 떠나고 있으나 인력 충원은 그에 비해 턱 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최근 3개월간 퇴직한 택시운전자는 지난해 12월 500여명, 올해 1월 430여명, 지난달 400여명 등으로 조사됐다.
그에 비해 충원되는 인력은 월 80명 수준이다.
나머지 합격자들은 당장 취업할 목적이 아닌 실직 등을 대비해 택시면허를 취득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실제로 구직자들 사이에서는 ‘택시면허는 보험용’이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다.
지역 한 자동차 부품업체에 근무하고 있는 우모(43)씨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공장 일거리가 대폭 줄면서 불안한 마음에 최근 택시운전자격시험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또 최근 시험에 합격한 박모(46)씨는 “지난해 말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지금은 다른 일자리를 알아보는 중에 정 급하면 택시운전을 할 생각으로 면허를 땄다”며 당장 취업할 의사가 없음을 내비쳤다.
대구에는 현재 6천900여대의 법인택시가 있지만 차량 가동률은 62% 정도에 불과하다.
택시운송사업조합 박정한 계장은 “현재 택시운전 종사자는 6천명 내외로 2천여대의 차량이 운전자 부족 등으로 운행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지역 한 운수업체 관계자는 “업계의 만성적 인력난은 불황 탓도 있지만 수요에 비해 택시가 너무 많은 구조적인 요인도 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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