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신년특집> 은행권 현주소
<2009년 신년특집> 은행권 현주소
  • 강선일
  • 승인 2009.01.01 14: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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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월 자본시장통합법 시행 등을 앞두고 은행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전 세계로 확산되고 국제 금융시장에서 신용경색이 심화되면서 지역을 비롯 국내 은행권의 자금조달 여건은 더욱 나빠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부실이 심해진 외국 금융기관들이 자금을 회수하고 대출을 기피하면서 지난해 금융당국이 적극적 유동성 지원에 나섰지만 은행권 내부에선 여전히 자금사정이 원활하지 못하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특히 금융불안이 실물경제로 옮겨가는 상황에서 이제 은행에 대한 우려의 초점은 유동성 부족에서 건전성 악화로 옮겨 가고 있다.

지난 수 년간 은행권은 대출자산을 크게 늘려왔다. 경기침체에 따른 소득감소로 기업이나 가계의 부채상황능력이 나빠질 것으로 보여 은행권의 외형 확대에 따른 후유증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은행은 우리나라 금융산업의 중심이다. 은행 건전성이 악화된다면 전체 금융시장의 자금조달 기능이 약해져 경기회복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국내 경제의 향방을 가늠할 은행권의 건전성 수준을 진단해 봤다. <편집자주>

◆국내 은행의 건전성 현황

지난해 9월말 현재 국내 은행들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바젤Ⅱ)은 대구은행 10.78%, 신한은행 11.90% 등 평균 10.63%였다.

건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평가되는 10% 이상을 유지했다. 그러나 국제 금융시장 불안과 실물경제 위축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9월 이후 BIS비율 하락세가 가팔라지는 모습이다.

급기야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12% 이상의 BIS비율을 맞추라는 강도높은 채찍을 가하고 있다.

경기부진에 따른 은행들의 부실화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아직까진 부실채권 규모는 크게 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은행권의 부실흡수 능력이 빠르게 약화되고 있다는 점은 우려되는 대목이다.

작년 6월말 197.8%를 기록했던 부실채권 대비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이 9월말에는 140.7%로 크게 하락했다.

대손충당금을 1조원 정도 추가 적립했지만 부실채권이 1.2조원 늘어나 부실채권 확대에 비해 대손충당금 적립 규모가 크지 못했다.

또한 전체 여신에 비해 대손충당금 잔액 비율이 계속 낮아지고 있다는 점도 우려된다.

대출자산에 대한 위험을 과소평가해 대손충당금이 실제 적립해야 할 규모에 미치지 못하게 적립됐을 가능성 때문이다.

대출자산의 위험을 과소평가했다면 과거 실적이 과대 평가돼 있고, 미래 실적이 급격하게 악화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이로 인해 작년말부터 본격 나타나기 시작한 실물경기 침체에 따라 은행들의 경영환경도 위축되고 있어 향후 건전성에 대한 전망은 낙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한 건전성 지표들도 하락 추세에 있다는 점도 향후 건전성 악화 가능성이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은행 건전성에 대한 금융시장의 평가

지표상 은행권 건전성이 양호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음에도 불구 글로벌 금융위기가 실물경제 위축으로 확산되면서 은행권에 대한 금융시장의 전망은 점차 부정적으로 바뀌고 있다.

특히 실물경제 위축으로 기업 및 가계에 대한 부실 확대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은행업에 대한 우려의 시각은 그만큼 확산되고 있다.

△자본시장의 우려 확산= 지난해 국내 주식시장은 그야말로 ‘폭락’ 장세를 보였다. 은행업도 주가 하락을 피하지는 못했다. 지난해 은행업종 주가는 전년도에 비해 50% 가까이 떨어졌다.

이는 지난해 9월 이후 극심한 신용경색 발생과 실물경제 위축의 본격화로 은행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빠르게 확산됐기 때문이다.

또한 은행들의 채권발행을 통한 자금조달 여건 악화도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작년 상반기까지 5~6% 수준을 유지했던 은행채(AAA등급 기준) 발행금리는 하반기부터 급등하기 시작해 7% 대 후반으로 상승했다.

대구은행이 지난해 12월23일 창사 이후 처음 발행한 신종자본증권(하이브리드 채권)의 금리는 8% 후반대였다.

금융기관인 은행은 일반기업에 비해 신인도가 높다. 그런데도 채권발행 비용이 높아졌다는 것은 투자자들이 그만큼 투자위험이 크다고 인식해 높은 위험프리미엄을 요구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자본시장에서 은행에 대한 우려감이 빠르게 커졌음을 보여준다.

△국제신용평가기관의 신용등급 전망 하향조정= 지난해 10월1일 세계적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국민·우리·신한·하나은행 등 국내 4개 시중은행에 이어 7일에는 대구은행과 부산은행에 대한 재무건전성(BFSR) 등급전망을 안정적(stable)에서 부정적(negative)으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당시 국제신용평가기관들은 신용등급 전망의 하향 조정 이유로 한결같이 은행의 자산건전성 저하와 자본조달의 어려움을 지적했다. 특히 글로벌 금융시장 경색으로 인한 외화 유동성 위험에 대해 우려했다.

△은행의 잠재위험 증가= 이같은 은행권의 부정적 평가 원인은 건전성 악화라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몇 년간 높은 성장성을 향유하는 과정에서 위험관리에 소홀했던 부작용이 나타나면서 숨어있던 잠재적 위험이 겉으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대출을 크게 줄였던 은행권은 이후 대출을 무분별할 정도로 늘렸다.

구조조정과 자본확충을 통해 대출여력이 확대되고 실물경제가 회복되면서 자금수요가 증가한 때문이란 것이다. 여기에 은행들의 수가 감소하면서 자산확대 경쟁이 증가한 것도 한 원인이다.

2000년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예금은행의 대출증가율은 16.0%로 명목 경제성장률 7.0%에 비해 2배 이상 높았다.

그런데 이는 부실화 위험이 높은 부문에 대해서도 대출이 이뤄졌을 개연성이 높은 시사하는 대목이다.

실제 건설업 침체가 심각한 대구지역의 경우 C&우방이 주 채권은행인 대구은행 등 채권단에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신청한 상태다.

은행권이 2~3년전부터 부채상환능력이 현저히 악화됐다는 소문에도 불구 대출 지원을 계속했다는 점에서 위험관리보다 대출확대가 우선 경영목표였음을 알 수 있다.

이런 취약부문에 대한 대출 확대로 은행들의 잠재적 부실에 대한 노출도는 계속 높아졌고, 누적된 잠재위험이 금융위기 상황에서 현재화돼 은행 건전성을 위협하는 요인이 됐다.

국제신용평가기관들도 은행 건전성 훼손의 가장 중요한 기초적 요인으로 중소기업과 건설업의 부실을 지적했었다.

◆은행 건전성 악화 불가피

올 상반기 국내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설 수 있다는 전망이 잇따르고 실물경기 침체로 기업 및 가계의 부채상환능력 악화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이런 요인들로 인해 대출자산의 부실화가 진행되면 은행 건전성 악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작년 9월말 현재 국내 은행들의 평균 BIS비율은 10.63%다.

그런데 건설업과 부동산업 등에 대한 은행권 대출(2007년 기준·예금은행 전체 2008년 9월말 기준 133.2조원)은 98.3조원에 이르고 있고, 은행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 잔액도 47.9조원에 달한다.

10%의 부실만 발생해도 10조원을 훌쩍 넘어선다. 여기에 환율하락으로 중소기업의 키코 관련 손실이 급증했고, 자동차산업 등도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부실채권에 따르는 손실액 규모가 18조원 정도가 되면 은행권 BIS비율은 8%대 초반으로 하락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BIS비율이 8% 이하로 하락하면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되고, 구조조정의 대상이 된다.

만약 국내 경제성장률이 2%대 이하로 떨어지고, 세계 경제 부진이 계속된다면 은행의 부실채권 비중이 급격히 상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자본확충이나 부실채권 감소가 이뤄지지 못할 경우 건전성 악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시사점 및 지역 은행권 활성화 방안

당분간 은행권 건전성 하락에 따른 대출여력 감소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건전성 기준을 맞추기 위해 자본 조달이나 위험자산 축소로 대응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소기업들의 은행 자금조달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고, 은행들은 BIS비율을 높이기 위해 신규 대출은 줄이고 기존 대출은 회수하려는 움직임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구경북연구원 이춘근 경제분석연구실장은 지역 금융의 문제점으로 섬유와 기계금속산업 위주의 중소기업 및 소기업 위주의 지역산업 구조에 따른 높은 어음부도율과 규모가 작은 지방은행이 선진금융기법을 제대로 할용하지 못한다는 점을 들었다.

이 실장은 이에 따라 지역 은행권 활성화를 위해선 금융기관 공동지주회사 설립 및 금융클러스트 조성의 필요성을 제안하고, 지역 특성에 맞는 양질의 금융서비스 개발을 통한 밀착영업력을 활성화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지역 조성자금의 지역내 환류기능 및 벤처금융 강화와 상시 경영혁신 단행으로 대고객 서비스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성대 최진배 경제물류학부 교수는 △차입자의 신요도에 따라 자금원에 접근할 수 있는 지역금융기반 구축 △지역경제 활성화없이 지역금융이 활성화 될 수 없기 때문에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 마련 등을 들었다.

이를 위해선 은행권이 무엇보다 지나친 보수경영보다 불황기 이후를 대비하는 경영활동을 동시에 유지해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의 토대 마련을 위한 노력이 뒷받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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