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드인터뷰> 강북노인복지관 ‘금요 이미용봉사회‘
<와이드인터뷰> 강북노인복지관 ‘금요 이미용봉사회‘
  • 김도훈
  • 승인 2009.03.17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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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들 많으면 기분 좋아요"
주부 6명 의기투합 '가위손 천사' 9년째 온정
“회원들 간의 ‘약속’으로 시작됐던 이용봉사가 이젠 우리의 ‘습관’이자 ‘생활’이 된 것 같아요.”

대구시 북구 관음동 강북노인복지관에는 매주 금요일이면 어김없이 날개 없는 천사가 찾아온다.

매주 금요일 북구 관음동 강북노인복지관에서 미용봉사 활동을 갖고 있는 `금요이미용봉사회’ 회원들. 앞줄 가운데부터 시계방향으로 김태자, 강권점, 이소계, 박정화, 박미화, 이정림씨.
주인공은 6명의 주부로 구성된 ‘금요 이미용봉사회’.

2001년부터 시작한 봉사활동은 올해로 9년째. 미용학원에서 기술을 익히던 중 마음이 맞는 사람끼리 봉사를 시작하게 된 것이 인연이 됐다.

그동안 이들이 머리를 손질해 준 어르신들은 어림잡아 2만 명. 금액으로 따지면 1억 원이 넘는 금액이다.

여타 시설 좋은 곳과 달리 복지관 내에 변변한 미용실 하나 없어 겨울에는 컴퓨터실로 여름에는 현관로비로 옮겨 다닐 정도로 열악한 환경이지만 1년 중 한두 번을 제외하곤 6명 전원이 참가할 정도로 팀워크가 좋다.

회원 이소계씨는 “다들 서로가 안보면 보고 싶고, 어르신들도 만나고 싶은 마음”이라며 “특히 한 명이 빠지면 다른 사람이 힘들어진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서로를 위해주는 마음도 크다”고 말했다.

이소계씨는 6명의 회원 가운데 유일하게 미용실을 운영하고 있는 터라 매주 금요일은 다른 사람에게 미용실을 맡겨두고 봉사활동에 참가한다. 강권점씨의 경우는 봉사를 위해 6개월을 투자, 미용사자격증을 땄다.

또 김태자씨는 지난해 인대가 늘어나 붕대를 감은 손으로 미용봉사에 참가, 어르신들의 눈시울을 적신 적도 있다.

김씨는 “몸은 고되지만 어르신들이 고마움의 표시로 요구르트를 건네거나 때론 자동판매기 커피를 뽑아주시기도 한다”며 “어르신들의 이런 마음을 접하다보니 봉사에 매번 참석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머리를 깎는 동안 어르신들은 자연스레 봉사자들과의 대화가 이뤄진다. 이 또한 어르신들에게는 미용봉사 만큼이나 고마운 일.

‘단골손님’한상구(75·북구 구암동)할아버지는 “머리를 다듬어 주는 것은 물론 귀찮을 텐데도 말벗까지 돼 주는 이들에게 늘 감사한 마음”이라며 “이들은 정말 날개 없는 천사”라고 추켜세웠다.

복지관 최순희(사회복지7급)씨도 “여름철 어르신들이 머리를 감지 않아 냄새가 날 때도 있지만 인상 한 번 찌푸리지 않고 웃는 모습으로 자원 봉사하는 것을 보면 정말 존경스럽다”고 했다.

사람이 많으면 힘들지 않냐 는 기자의 우문에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참봉사의 모습을 담은 현답을 내놨다.

“장사가 잘 되면(어르신들이 많이 오신다는 표현) 기분 좋은 것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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