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 감염인 감독 어렵다
에이즈 감염인 감독 어렵다
  • 이지영
  • 승인 2009.03.17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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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에 걸리고도 6년간 무분별하게 성관계를 가진 충북 제천의 20대 택시기사 사건이 전국을 떠들썩하게 하면서 대구에서도 각 보건소마다 에이즈 상담이 증가하는 등 파장이 숙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대구 역시 에이즈 감염인을 관리하는 전문 인력이 턱없이 부족해 감염인에 대한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에이즈에 대한 꾸준한 감시 감독이 현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대구시 에이즈의 현황과 문제점= 에이즈는 HIV(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에 감염돼 나타나는 진행성 증후군으로 감염자들은 국가의 관리를 받아야 한다.

16일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 현재 에이즈 감염자수는 전국적으로 모두 5천36명이며 이 중 300여명이 대구·경북에 거주하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대구에는 현제 국가에 등록된 177명의 감염인이 보건소나 에이즈예방협회를 통해 적절한 치료와 관리를 받고 있다”면서 “국가의 관리체계 안에 들지 않는 감염인 수는 등록된 감
염인 숫자보다 5배에서 최고 10배 사이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에이즈는 후천성면역결핍증 예방법에 따라 HIV 검진부터 모든 정보가 익명으로 처리되며 양성 판정을 받을 경우 국가에 감염인으로 등록하고 체계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에이즈 감염인을 관리하는 시스템에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있다는 지적이다.

우선 대구시의 에이즈 담당자는 각 보건소에 1명씩 총 8명으로 담당자 한명이 많게는 수십명의 에이즈 감염인을 관리하고 있어 사실상 이들을 위한 맞춤 지원이 불가능하다.

또 에이즈 담당자는 일반 보건공무원으로 에이즈와 관련된 전문 지식이 검증되지 않은 상태다. 담당자의 잦은 인사도 문제다. 감염인들은 수시로 바뀌는 담당자에 선뜻 마음을 열기가 쉽지 않아 세심한 상담이 어려운 실정이다.

무엇보다 정부의 에이즈 예방 홍보와 감염인 지원에 대한 예산이 줄고 있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정부의 일괄적인 예산 절감 시책에 따른 것이지만 에이즈예방 단체에서는 상근 인력이 줄면서 일상적인 상담 업무조차 버거운 형편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지난해 동안 1만6천건의 에이즈 검진을 벌였고 보건소에서도 상시 검진이 이뤄지는 등 에이즈 조기발견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감염인에 대해서는 치료비를 지원하고 정기적으로 상담과 교육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구시에 따르면 올해 책정된 에이즈 관련 예산은 모두 3억3천800만원으로 지난해 보다 2억6천300만원보다 증가했다. 하지만 대부분 감염인 진료비에 치중돼 있어 에이즈 예방 홍보 사업과 감염인에 대한 지원사업은 되레 20% 정도 감소했다.

◆에이즈는 만성질환 = “우리는 범죄자가 아닙니다. 만성질환 환자일 뿐입니다.”

제천 택시 사건이 발생하자 대한 에이즈예방협회 대구경북지회에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에이즈 감염인으로 수년동안 꾸준히 치료를 받아온 A씨는 제천 택시기사로 인해 일반 에이즈 감
염인들이 ‘죄인’ 취급을 받고 있는 것이 억울하다고 하소연했다.

에이즈는 최근 들어 각종 치료제와 치료법이 개발되면서 당뇨나 고혈압 등과 같이 적절하게 치료와 관리를 받으면 20년 이상 살 수 있는 만성질환이다. 또 성관계처럼 감염인의 체액이 직접 접촉됐을 경우에만 전염되기 때문에 전염 가능성이 매우 낮다.

실제 대한에이즈예방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감염인 중에서 459명 모두 성접촉에 의해 감염됐다.

하지만 에이즈에 대한 국민들의 여전히 의식은 부정적이다.

지난해 질병관리본부가 실시한 ‘에이즈에 대한 지식 태도 신념 및 형태 조사’를 보면 국민의 절반 가까이가 에이즈 환자를 사회적으로 격리할 필요가 있다고 대답했다.

대한에이즈예방협회 대구경북지회 김지영 사무국장은 “에이즈는 피임기구 사용으로 충분히 막을 수 있고, 꾸준한 치료를 받은 감염인과는 일상생활을 해도 전염되지 않는다”며 “에이즈 환자의 경우 자신의 신분이 노출되는 것을 꺼려하기 때문에 보건소, 지자체, 질병관리본부 등에서 나눠서 하고 있는 업무를 유기적으로 연결해 환자의 신원을 보호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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