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가 대학가 풍속도까지 바꾼다
경기침체가 대학가 풍속도까지 바꾼다
  • 김도훈
  • 승인 2009.03.18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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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전 8시30분 신천네거리.

스쿨버스를 기다리는 경북대 학생들의 행렬이 70여m 가량 늘어서있다.

어림잡아 150여명은 족히 돼 보인다.

차량이 속속 도착해 학생들을 실어 나르고 있지만 학생들도 계속 늘어난 탓에 줄은 좀처럼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스쿨버스는 7시45분 첫 운행을 시작으로 8시부터 9시25분까지는 5분 간격으로 운행된다.

올 들어 이용자가 크게 늘면서 학생들이 몰리는 8시20분부터 8시35분 사이에는 20분 이상 기다리기가 일쑤라는 게 학생들의 설명이다.

이 학교 학생 최현주(여·23·전자전기컴퓨터학부 2년)씨는 “올 들어 스쿨버스를 이용하는 학생들이 부쩍 많이 는 것 같다”며 “지난해 이용객이 10명 정도로 비교적 한산했던 8시 차량도 요즘엔 만원일 때가 많다”고 말했다.

경기 침체가 대학생들의 소비풍토까지 바꾸고 있다.

18일 지역 대학에 따르면 개강을 맞아 스쿨버스를 이용하는 학생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크게 늘었다.

또 영남대 등 일부 대학은 지난해부터 점차 늘어나기 시작한 수요를 반영, 이미 스쿨버스 운행을 대폭 확대했다.

영남대 박상현(25)씨는 “집 앞에서 시내버스를 이용해 통학할 수도 있지만 용돈을 조금이라도 절약해보자는 생각에서 10분 정도 거리의 사월역까지 걸어가 스쿨버스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계명대 학생지원팀 관계자는 “스쿨버스 이용객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낼 수 없지만 수요가 늘었다”며 “이와 함께 최근 들어서는 스쿨버스 노선 확대, 차량 확충 등에 대한 요구도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각 대학 홈페이지에는 학기가 지난 강의교재를 서로 사고팔려는 학생들의 게시글이 하루 수십여건 이상 올라오고 있으며 ‘카풀’관련 게시판에도 이를 원하는 학생들의 글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경북대의 경우 ‘교재 벼룩시장’코너에는 지난 2일부터 보름간 올라온 게시글이 현재 1천100여건에 이른다.

또 영남대도 홈페이지 ‘천마장터’에는 ‘강의교재를 사겠다’는 내용의 게시글이 지난 17일 하루 동안 40여건이나 올라왔다.

이에 대해 지역 대학 한 관계자는 “이밖에 장거리 통학생도 크게 느는 등 학생들도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며 “경기 불황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그다지 큰 변화가 없던 대학가마저 그 풍속도가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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