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한편의 반전드라마
기자수첩-한편의 반전드라마
  • 승인 2011.12.19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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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구 서구청이 의회를 무시하고 거짓말한 사실이 탄로나 ‘잘못’을 시인했다가 빠져나갈 ‘빌미’를 만들어 낸 과정을 보면 한편의 반전 드라마를 보는 듯 했다.

서구의회 ‘예결특위’ 과정에서 총무과가 ‘자산 및 물품취득비’로 840만원어치 무선마이크를 구입하는 과정에서 의회승인도 받지 않고 ‘선집행’한 사실이 드러났다.

상임위원회에서 깜쪽같이 몰랐던 ‘선집행’ 사실이 이날 장태수 의원과 임태상 의원에 의해 낱낱이 공개됐다.

해당 공무원도 ‘사전에 설명 못했다’고 시인했다.

휴회가 시작되면서 선집행 위법사실을 취재하기 위해 임태상 의원과 의회 복도에서 얘기를 나누는 중에 의회의 한 직원이 ‘위원장님 허락받고 방청하냐’고 물었다.

‘위원장의 지시로 왔다’는 그는 ‘단지(위원장 방청허락 여부)전달하러 왔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뭔지 몰라도 위원장의 심기가 불편했던 모양이다.

예결특위 과정에서의 이 같은 경험은 10년전 포항시의회에서 해봤다. 그러나 그때는 예결위원장이 직접 ‘혹시 방청할 계획이냐’고 정중히 물었고, ‘그렇다’고 대답한 적이 있다.

그러나 이번처럼 아랫사람(?)을 시켜 묻는 경우는 처음이었다. 부적절한 예산안 편성 심사과정을 방청하는 기자를 반길 줄 알았던 것은 착각이었다.

‘예결특위’ 전 과정을 인터넷과 도청내부TV등을 통해 생중계하는 경북도의회와 달랐고, ‘예결특위’ 방청에 무덤덤한 북구의회와도 분명히 달랐다.

시간이 흘러 문제의 무선마이크에 대해 해당 공무원에 물어보자 “무선마이크는 빌려온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무선마이크는 빌려온 물건이 되면서, 예결특위에서 2명의 의원이 꼼꼼하게 지적하고, 공무원도 잘못을 인정한 ‘선집행’은 위법여부에 대한 해부도 없이 그냥 해프닝으로 끝나버린 것이다.
할 말은 잃었지만 속기록은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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