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공시론> 미디어 융합시대의 신문 예찬
<팔공시론> 미디어 융합시대의 신문 예찬
  • 승인 2009.03.22 16:1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배규성 (논설위원)

미디어 산업의 환경이 변화하고 있다. 신문과 방송과 통신이 융합하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신문의 취재 노하우와 영상의 기록성을 결합한 콘텐츠는 초고속통신망과 무선 인터넷망을 통해 전 세계의 PC와 휴대폰으로 실시간 제공되고 있다. 이렇게 미디어의 이용형태가 다양화되면서 더 이상 독자로만 한정할 수 없는 새로운 `오디언스’(미디어수용자)가 등장했다.

아이팟을 갖고 걸어 다니면서 아이튠스(iTunes) 서비스를 통해 미국의 드라마를 시청하는 시대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문의 매력은 피할 수 없다. 신문의 기능은 인터넷이나 TV가 대체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신문의 콘텐츠는 다른 어떤 매체보다 우수하고 독자에게 가장 효과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여론을 형성하고 심화시키는 신문의 민주주의적 기능은 신문의 역사와 함께하고 있고, 사실(팩트)에 대한 독자의 수요와 `신뢰할 수 있는’ 콘텐츠에 대한 독자의 믿음은 신문만의 가치이다.

신문은 세상을 보여주는 창이다.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기혼남녀의 83%가 “자녀들이 세상의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 신문을 읽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사실 신문을 보면 세상의 흐름을 알 수 있다. 신문을 통해 인간과 인간이 모인 집단인 사회와 국가와 국가 간의 관계에 대한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사실과 주장을 알 수 있다.

폭력과 선정성이 결합된 짜증나는 광고와 선전이 주가 되어 버린 바보상자(TV)가 시간제한으로 제공하지 못한 의견과 심층 분석을 전해준다. 방송뉴스 30분을 다 받아쓰더라도 뉴욕타임즈 1면의 반 정도밖에 채우지 못한다는 분석도 있다.

종이신문의 가치는 신문의 편집기술을 통해 시각적으로 보여 진다. 신문, TV, 인터넷을 평소 모두 접하고 있는 다(多)매체 수용자들은 심층적인 정보와 판단을 위해 신문을 선택한다. 선택된 뉴스만 강요당하는 인터넷과는 달리 종이신문은 기사의 배치나 글자의 크기, 각 면의 편집 등을 통해 사실의 중요성과 신문의 시각을 보여줌으로써 독자가 생각하게 해준다.

새로운 미디어 융합시대에 신문 산업이 과거보다 어려워진 것은 사실이다. 미디어의 핵심 재원인 광고의 위축으로 신문사들이 경영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터넷의 일상화와 IT기술의 발달로 광고주들이 종이신문에서 인터넷으로 이동하는 현상들이 나타났다. 그러나 광고의 위축으로 경영이 어려운 것은 방송과 인터넷도 마찬가지이다.

최근 미국의 TV시청자들은 Tivo(디지털녹화기)를 이용해 광고를 아예 건너뛰고, 상업라디오는 1시간당 20분의 광고로 청취자들의 짜증을 유발하고 있고, 인터넷 역시 광고클릭 비율이 떨어지고 있다. 그러나 신문에는 그런 단점이 없다.

그리고 “신문은 죽었다.”고 주장하는 블로거와 비관론자들의 부정적 분석은 대부분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 많다. 뉴미디어의 등장으로 인해 신문의 수익구조에 변화가 오고 있긴 하지만, 신문(콘텐츠)을 읽는 독자들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미국의 한 언론사 회장이 말한 것처럼, 미국인들이 열광하는 미식축구 결승전인 `수퍼볼’의 시청자보다 신문독자가 더 많다는 사실이 간과되어 왔다.

배달이나 인쇄비용이 전혀 필요 없는 인터넷과는 달리 종이신문은 취재에서부터 편집까지의 뉴스생산 및 인쇄, 배달에 많은 비용이 든다. 그러나 금융위기로 미래가 불투명해지고 현실이 복잡해진 상황에서 신뢰할 수 있는 콘텐츠와 사실(팩트)를 전할 수 있는 신문의 가치는 퇴색되지 않는다.


현대는 동영상(TV)과 인터넷 등 영상매체의 시대이다. 인터넷이 네티즌이 정보를 검색하는 소스에 불과하고, TV가 시청자의 감정에 호소하는 가벼운 매체라면, 신문은 심층적인 정보(사실)나 의견을 제시하고, 여론을 형성하고 논쟁거리를 부각시키는 이성적인 매체이다.

하루에 5시간 이상 신문을 읽는다는 웨렌 버핏과 같은 투자가나 성공한 CEO들이 신문읽기에 빠지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그들은 신문 속에서 보물(정보)을 캐내고 있다. 우리도 보물을 캐내야 한다. 배우면서 자라나는 청소년과 가치관이 견실해지는 대학생, 사회의 중심이 되는 중장년층 등 국민 모두 신문을 읽자.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