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류생산 수용, 현대차 노사의 변화인가
혼류생산 수용, 현대차 노사의 변화인가
  • 승인 2009.03.22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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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노조가 일감이 많은 공장의 생산물량을 다른 공장으로 이관하는 데 동의했다는 소식이다. 이번 현대차 노조의 일감나누기는 노노갈등은 물론이고 노사갈등 해소의 길을 연 것은 물론이고 생산계획과 물량조절에 유연성을 확보함으로써 경영효율과 경쟁력을 높일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찬사를 보낸다.

현대차는 최근 일감문제로 노노갈등을 빚어왔다. 아반떼?i30 등 인기 차종을 생산하는 울산 3공장은 일감이 넘쳐 특근까지 하는데 비해 2공장 등 다른 라인들은 일감 부족으로 정규 근무시간조차 단축해야 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임금 차이가 100만원 넘게 벌어지는 등 심한 불균형이 생겨 일감 나누기의 필요성이 제기됐으나 그동안 3공장의 반대로 갈등만 빚어온 것이다.

이런 와중에 노조지부장이 조합원들에게 `노조가 일감 나누기에 앞장서겠다.’는 담화문을 보내고 공장간 투입차종 및 물량조절까지 회사 측에 제안하고 나서면서 문제 해결의 길이 열리게 된 것이다. 노조 지부장은 향후 장기적으로 다차종 생산체제 설비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해 혼류(混流)생산 수용의사까지 밝혔다는 것이다.

혼류생산은 한 라인에서 두 개 이상의 차종을 생산하는 체제로 경기변동과 수요변화에 따라 물량을 쉽게 조절할 수 있어 생산성 향상과 시장 상황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일본 도요타 등 경쟁업체들은 이미 이를 채택하고 있었지만 현대차는 그동안 노조의 반대로 도입하지 못했던 것이다. 이제 노조가 이를 수용하면서 노사갈등 원인 중 하나가 해소되는 셈이다.

지금 세계 자동차업계는 지각변동을 눈앞에 두고 있다. GM 등 미국의 빅3자동차회사들은 파산위기에 직면해 있고 일본 도요타나 유럽지역 자동차기업들도 판매부진으로 고전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 자동차회사들은 지금 구조조정 등으로 체질강화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당장 생존을 위한 것은 아니지만 위기 이후의 업계재편을 염두에 둔 것이다.

현대차는 세계경제 침체의 위기 가운데서도 소형차부문의 강점과 환율효과에 힘입어 선방하고 있다는 평가다. 여기에 만족해선 안 된다. 경쟁력 강화를 통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세계자동차업계를 선도하는 기업이 되기 위해선 하이브리드 자동차 등 선진개념의 자동차를 개발하는 등 기술개발은 당연한 것이다.

여기다 파업이 연례행사처럼 돼 있는 현대자동차로선 노사관계가 기술개발 못지않게 중요하다. 우리는 이번 일감 나누기가 노사관계 정상화의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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