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고장 작은나라들> ④의성 조문국(召文國)
<우리고장 작은나라들> ④의성 조문국(召文國)
  • 이종훈
  • 승인 2009.03.24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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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성면 일대 강력한 세력 형성
금동관 등 유물 대거 발굴...군, 문화권 개발 추진
의성지역을 지칭하는 지명은 조문(召文)·문소(聞韶)·의성(義城) 등으로 각 시대마다 명칭이 달랐다.

탑리 오층석탑.
조문은 삼한시대 현재 금성면 일대를 도읍지로 강력한 세력을 형성하다가 신라에 복속된 소문국(召文國)에 의해 불러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문헌자료의 기록이 매우 미미해 조문국의 역사와 문화를 설명하기에는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조문국의 존립에 관한 기록은 삼기사기 신라본기에 ‘벌휴왕 2년(AD 185)에 파진찬 구도와 일길찬 구수혜를 좌우 군주로 삼아 조문국을 벌했다’는 한 조항뿐이다.

이 벌했다는 말을 지리지, 읍지 등에서 ‘멸(절)했다’, ‘취했다’, ‘진했다’ 등으로 해석, 이때 조문국이 멸망한 것으로 표현해 오고 있다.

그러나 삼국사기에 ‘벌’자의 쓰임새를 보면 꼭 멸망한 것으로만 볼 수 없다. 신라본기에 나해왕 19년(AD 214) 7월에 백제를 벌했으며, 무렬왕 6년(659) 4월에 백제가 자주 국경을 침범하므로 벌했고, 5월에도 벌했다고 했다. 여기서 백제가 문무왕 3년(663)에 멸망한 것을 보면 이를 뒷받침한다.

조문국이 언제까지 존속했는지는 알 길이 없다. 조문국 도읍지 주변인 금성면과 봉양면 일대에 지석묘와 금성면 탑리, 대리, 학미리에 수많은 고분이 산재한 것을 근거로 추정할 뿐이다.

삼한시대 부족국가들의 형성시기를 기원전으로 본다면 이곳의 지석묘는 그 이전 주민의 것으로 볼 수 있다. 1960년에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탑리리 고분을 발굴한 결과 금동관을 비롯해 많은 토기, 철제 등자 등 유물이 나와 신라토기 편년 전기(350~450)의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가운데 금동관은 조문국의 왕관으로 추정했다.

조문국의 멸망은 법흥왕 12년(525) 2월에는 지금의 상주시인 사벌주에 군주를 배치하고 신라가 의성주변의 통치권을 강화한 것을 보면 이때 이미 멸망한 뒤로 보인다. 고분에서 출토된 유물의 제작연대와 주변 정세를 감안하면 조문국은 5세기말경에 멸망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신라는 부족국가를 정복하면 나라를 폐하고 주·부·군·현의 행정구역으로 편입시키면서 이름은 그대로 두는 것이 통례였다. 그 예를 보아 조문국이 멸망하고 조문군이 됐을 것이다.

문무왕 13년(673) 9월에 조문성을 쌓았는데, 성 이름을 당시 조문군의 명칭을 붙인 것으로 본다.
서기 700년경에 축조한 것으로 보이는 탑리리 5층 석탑도 처음에는 조문탑이라고 한 것이 조문군이 폐하고는 산운탑으로 개칭됐다. 김정호의 대동지지(1864)에 ‘조문국이 멸망하고 조문군이 됐다’라고 한 것에서도 알 수 있다.

의성 조문국 유물 금관.
의성(義城)이라는 지명은 삼국통일 후 신라 경덕왕(742∼764)이 관제(官制)를 비롯한 지명(地名)을 중국식으로 고칠 때(757년) 조문을 문소(文韶)로, 문소는 통일신라시대 군(郡)에서 부(府)로 승격되면서 지명이 의성으로 바뀌었다. 이 때 처음으로 의성이라는 지명이 생겼고, 그 후 조선시대에도 변화 없이 사용돼 지금에 이른다.

현재 의성군의 전체면적은 1천176.6㎢로 경북도 면적의 6.2%며, 임야가 71.7%(835.764㎢)를 차지한다. 인구는 1965년에 21만 명이던 것이 현재는 6만2천명으로 3분의 1로 줄었다.

이처럼 인구가 감소하자 군은 관광산업화를 위해 조문국의 도읍지였던 금성면 일대의 문화유산을 테마로 정부의 3대 문화권 문화·생태 관광기반 조성과 연계한 조문국 문화권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조문국 사적지에서 발굴된 금동관, 금동신발, 금귀걸이 등 유물·유적과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원으로 해서 올해부터 2012년까지 4년간 3개 권역으로 나눠, 21개 사업에 총 7천855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먼저 조문국 역사문화 재조명을 위한 유적지 정비에 1천310억원을 투입, 궁궐 및 성곽, 저자거리, 토기촌, 태봉상 태실정비, 예술촌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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