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빅3 자동차회사들은 물론이고 일본, 유럽 등 선진국 자동차 회사들이 정부의 자금지원에 의존하거나 구조조정 등으로 자구노력을 해왔다. 그러나 우리 자동차업계는 쌍용자동차와 GM대우가 모기업인 중국의 상하이자동차와 미국의 GM의 영향으로 휘청거렸을 뿐 현대 기아자동차나 르노삼성차 등은 위축된 선진국 자동차회사들의 반사적용에 힘입어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시장에서 오히려 점유율을 높이는 등 선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 국내 완성차회사들이 정부지원을 요청한 것을 보면 우리의 예상보다 내수나 수출 등에 따른 자동차업계의 환경이 더 좋지 않은 모양이다. 자동차공업협회는 세계경제가 침체되면서 올 2분기 자동차수출이 주력시장인 미국의 경우 15∼20% 감소하고 유럽지역에서도 20%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동과 중남미 등 신흥시장에서 6% 이하의 소폭 증가가 예상되긴 하지만 전체적인 자동차 수출은 크게 감소할 것으로 분석된다는 것이다.
자동차산업은 조선?철강?반도체?전기전자산업 등과 함께 우리의 주력 수출 산업인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지난 10여 년간 이들 제품의 수출이 국민경제를 지탱하게 해준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주력수출산업이 수출과 내수 위축으로 크게 흔들린다니 큰일이다. 특히 해외의 경쟁업체들이 위축된 상황에서 우리 완성차업체들은 세계적인 일류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호기를 맞고 있음에도 이렇게 흔들린다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문제는 정부의 지원에 앞서 업계의 자구안이 먼저 구체화되어야 한다. 업계 대표들도 노사협의를 통한 생산 현장 내 불합리한 관행과 제도 개선, 생산성 향상, 유연성 제고, 각종 구조개선을 통한 비용절감 등의 자구안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업계가 내놓은 자구안의 실행엔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게 한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노조위원장이 발의한 혼류생산문제조차 실행이 벽에 부딪쳐 있다는 것이 이를 말해준다. 업계대표들이 내놓은 자구노력은 전부 노사협의를 거치지 않고는 실행되기가 어려운 문제들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미국의 빅3 자동차회사들이나 일본 자동차회사들이 구조조정을 통해 수많은 인력을 감축시키는 등의 자구노력을 유연성 없는 노조를 가진 우리업체들이 실행할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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