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세대교체..10년은 끄떡없다
성공한 세대교체..10년은 끄떡없다
  • 대구신문
  • 승인 2009.03.25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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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야구가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아쉽게 일본의 벽을 넘지 못해 준우승에 머물렀으나 투타에서 완벽한 세대교체를 이뤄 국제대회에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할만한 토대를 마련했다.

야구대표팀은 작년 8월 베이징올림픽에서 9전 전승의 신화로 금메달을 따낸 데 이어 야구 최강국 결정전으로 불리는 WBC에서 2위에 올라 한국 야구의 저력을 세계에 유감없이 과시했다.

대표팀은 24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메이저리거 5명을 대동한 일본
과 결승전에서 연장 10회까지 손에 땀을 쥐는 명승부를 연출했으나 상대의 강력한 마운드를 공략하지 못해 분루를 삼켰다.

그러나 추신수(27.클리블랜드)와 임창용(33.야쿠르트)를 뺀 순수 국내선수 26명으로 일본과 대등한 경기를 펼쳤고 3년 전 초대 대회에서 올린 4강 신화보다 진일보한 성적을 남겼다.

세계 속에 한국 야구의 위상을 드높인 주역은 윤석민(23) 이용규(24.이상 KIA) 김현수(21.두산)등 20대 초반의 무서운 신예들로 이들은 뜨거운 패기와 나이답지 않은 관록을 겸비, 변화무쌍한 모습으로 대표팀을 이끌고 갈 주축으로 성장했다.

홈런(3개)과 타점(11개) 2관왕을 휩쓴 김태균(27)과 장거리포 이범호(28.이상 한화), 메이저리거 출신 좌투수 봉중근(29.LG)의 새 발견도 WBC에서 얻은 큰 소득 중 하나다.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결승 진출을 확정한 지난 22일 "우리 선수들이 경험을 쌓은 4년 후에는 더욱 무서워질 것"이라며 한국을 주목해 줄 것을 세계 언론에 당부하기도 했다.

'젊은 피'의 현재 나이로 볼 때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은 물론 2013년과 2017년 제3, 4회 WBC까지 10년 가까이 대표팀의 중심을 이룰 것으로 보여 한국 야구가 본격적인 중흥기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림픽이 세대교체의 출발점이었다면 WBC는 그 작업이 완숙기에 접어들었음을 선언한 무대였다.

대표팀의 주전 라인업은 초대 대회 때와 비교해 완전히 달라졌을 정도로 작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일군 전사들이 중심을 이뤘다.

어느 팀도 두려워하지 않는 패기는 하늘을 찔렀으나 경험이 문제로 지적됐고 이번 WBC에서 값진 교훈을 얻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베이징올림픽을 통해 류현진과 김광현(21.SK) 두 좌투수가 앞으로 10년간 대표팀을 이끌 1,2선발로 자리를 굳혔다면 WBC에서는 오른손 투수 윤석민이 가세, 선발 축은 세 명으로 늘었다.

올림픽에서 중간 계투로 나와 2승1세이브를 올리고 금메달을 따는 데 앞장섰던 윤석민은 WBC 준결승전에서는 선발로 출격해 메이저리그를 주름잡는 베네수엘라 강타선을 6⅓이닝 동안 2점으로 틀어막아 결승 진출에 앞장섰다.

류현진과 김광현은 이번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으나 윤석민과 더불어 위력적인 빠른 볼과 다양한 변화구를 잘 던져 미국과 일본프로야구의 영입 표적이 되고 있다.

'일본 킬러' 김광현이 지난 7일 일본과 첫 경기에서 난타를 당한 뒤 그를 대신해 선발로 진입한 봉중근은 일본과 세 경기에서 2승을 올리며 다섯 번이나 격돌한 일본과 명승부를 연출하는 데 결정
적인 노릇을 했다.

봉중근은 좌타자가 많은 일본에 유독 강했던, 한국 좌투수 특유의 전통을 이었다. 30대를 바라보는 나이이나 지금처럼 영리한 투구를 계속 보여준다면 앞으로 5, 6년은 꾸준히 태극마크를 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올 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 김태균은 이승엽(33.요미우리)을 대신해 한국을 대표하는 해결사로 완전히 자리매김했다. 넘치는 힘과 수준 높은 타격기술로 찬스마다 한 방을 때려 타선 약화에 대한 우려를 말끔히 씻었다.

3방의 대포를 쏘아 올리며 장타력을 인정받은 이범호(29.한화)도 김동주의 뒤를 이을 주전 3루수로 손색이 없었다. 작년 프로야구 타격왕 김현수(21.두산)도 대표팀 3번 타자로 꾸준히 정확한 타격을 선보여 주전 좌익수를 꿰찼다.

'명품 수비수' 박진만(삼성)의 뒤를 이은 박기혁(롯데)도 대표팀 주전 유격수를 사실상 따냈다.

곧 시작될 정규 시즌에서도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겨뤄본 경험을 살려 성장을 멈추지 않는다면 이들은 타자로서 전성기를 맞는 30대 초ㆍ중반까지 대표팀의 터줏대감으로 남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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