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독한 소주찾는 주당들
<기자수첩> 독한 소주찾는 주당들
  • 승인 2009.01.04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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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들의 술’ 소주값이 줄줄이 오르고 있다. 이로 인해 심각한 경제위기속에서 실질소득 감소와 실직 공포 등의 우울함을 털기 위해 소주잔을 기울이던 주당들의 주머니 사정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6일 진로가 `참이슬’ 출고가격을 5.9% 올린 것을 시작으로, 두산주류가 4일부터 `처음처럼’ 출고가를 6.05% , 지역 업체인 금복주도 5~6일께 `참소주’ 출고가를 5.90% 인상한다는 방침을 정하는 등 소주업체들이 일제히 소주값을 6% 정도 올린다.

금복주를 비롯 진로 등 소주업체는 가격인상에 대해 작년부터 12% 가까이 오른 주정가격과 물류비 원부자재값 등이 계속 올라 가격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그러면서 가격 인상폭을 소비자 물가상승률 이하로 맞춰 서민들을 위해 회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했다고 소주값 인상의 정당성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최근 2~3년간 소주업체들이 벌여온 저도주 경쟁과 이번 소주값 인상에 대해 `경제학적 관점’에서 살펴보면 조금 `생뚱맞다’는 생각이 가시질 않는다. 1965년 30도에 달했던 주력 소주 상품들은 이후 7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줄곧 24~25도를 유지하며 서민들의 입맛을 사로잡아 왔다.

그런데 2005년께부터 불기 시작한 `웰빙 열풍’으로, 소주시장에도 알코올 도수가 16도까지 떨어지는 저도주 바람이 불어닥쳤다. 소비자들도 저도주 입맛에 길들여지며 현재는 19~20도 사이의 소주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2000년부터 2005년까지 최근 5년간 슈퍼마켓 등 일반 소매점에서 판매됐던 소주값은 600~800원대 였던 것으로 생각난다. 이후 가파른 물가상승에 따라 현재는 900~1천200원대까지 1.5배 정도 뛰었다.

단순하게 들릴수도 있겠지만 저도주 바람으로 소주에 들어가는 주정은 그만큼 줄었지만, 가격은 뜀박질을 계속했다는 것이다. 물론 물가상승률이나 유리병 포장재 광고비용 등의 2차적 요인을 감안하면 이는 당연한 것일 수도 있다.

최근처럼 경제위기 상황이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소주업체들도 경영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가격인상이 불가피하겠지만, 30년 이상 서민들의 애환을 달래준 소주의 가격은 아무래도 우울함을 더해주는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에 주당들 사이에서 알코올 도수 19~20도의 저도주 2병을 먹느니 차라리 25도 이상의 소주 1병을 먹겠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저렴하게 취기를 느끼기 위해서란다.

경제부 강선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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