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구벌 아침>공감교육 꽃 피다
<달구벌 아침>공감교육 꽃 피다
  • 승인 2012.05.01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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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채남 박사(THE IMC 대표)

영주 중학생 자살 사건을 통해 학교폭력은 아직 해결되지 않고 지속되고 있음이 드러났다. 지난 해 12월 대구 중학생 자살 사건 이후, 어른세대는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 학교폭력을 뿌리 뽑겠다고 단언하며 많은 노력을 하고 있었다. 교육당국은 학교폭력을 종식시키고 학교폭력으로 인한 자살을 예방하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발표하고 결연한 의지를 언론을 통해 과시하였다.

실제로 어른세대는 학교폭력 피해 현황을 파악하기 위한 전국 학생대상 설문조사, 학생상담 강화, 학교주변 경찰 상주, 전문가 토론회 개최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학교폭력을 척결하기 위한 노력들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영주 중학생 자살 사건을 보면, 어른세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의 자발적인 동참을 이끌어내지 못했기 때문에 학교폭력이 사라지지 않고 잠복된 채 계속되고 있었다.

어른세대의 대책과 노력들이 왜 학생들에게 실효성을 거두지 못 하였을까? 그것은 학생들은 요란한 어른세대만의 학교폭력 대책으로 여기고 별 호응 없이 무덤덤하게 참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호평 속에 2차 공연이 끝난 학교폭력 예방 뮤지컬 `선인장 꽃 피다’는 눈여겨 볼만하다. `선인장 꽃 피다’에 대한 반응은 지금까지 어른세대들의 일방적인 학교폭력과 자살 예방 대책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과는 달랐다.

보도에 의하면 뮤지컬 `선인장 꽃 피다’는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객석에 앉은 1,000여명의 중·고등학생과 학부모 등은 “아∼”하며 탄식을 내뱉기도 하고, “아이 씨…그러면 안 돼!”라며 흥분하기도 하였다고 한다. 또한 대구시교육청 블로그의 학생들 공연 소감을 보면 “주인공의 아픔을 느낄 수 있었고 아픔을 이겨내는 모습이 감동적이었어요”, “너무 재미있었어요. 학교폭력을 방관하는 것도 학교폭력이라는 생각을 처음 하게 되었어요.”,

“모두 행복하게 학교생활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등 호응 일색이었다. 대체로 학생들은 뮤지컬 관람을 통해 학교폭력의 폐해와 생명존중의식이라는 주제를 자연스럽게 인지하게 되는 것으로 나타나 어떤 학교폭력 대책보다 실효적이었다. 이런 효과는 뮤지컬을 통해 학생들이 피해 학생들의 아픔을 공감하였기 때문이다. 뮤지컬 `선인장 꽃 피다’는 공감교육이 꽃 핀 결과이다.

제러미 리프킨에 의하면 “공감은 관찰자가 기꺼이 다른 사람의 경험의 일부가 되어 그들의 경험에 대한 느낌을 공유하는 것으로 적극적인 참여의 의미를 가진다”고 하였다. 그는 “공감의 감(pathy)은 다른 사람이 겪는 고통의 정서적 상태로 들어가 그들의 고통을 자신의 고통인 것처럼 느끼는 것을 뜻한다”고 하였다.

이런 공감이 유발되는 것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거울신경세포(mirror neurons) 때문이다. 거울신경세포는 다른 사람이 특정한 행동을 보이면 나의 거울신경을 통해 그 사람이 무엇을 느끼는지 거울에 비추어 보듯이 이해할 수 있는 신경세포이다. 인간은 이런 유전적 특성이 있기 때문에 공감적 반응이 자연스럽게 나타난다.

공감교육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유전적 특성을 교육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적극 활용하는 것으로 다른 학생의 경험을 공유하는 다양한 방법으로 학생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공감교육은 가해와 피해 학생의 역지사지(易地思之) 자세로 거울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살펴보듯이 학생들이 피해 학생이 겪는 고통의 정서적 상태로 들어가 그들의 고통을 느껴 보게 하는 것이다.

뮤지컬 `선인장 꽃 피다’는 공감교육의 좋은 본보기로 학생들이 공연관람을 통해 연기자 고통의 정서적 상태로 들어가 그들의 고통을 자신의 고통인 것처럼 느껴 탄식과 흥분의 반응이 나타나고 학교폭력의 폐해를 극복하기 위한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교육현장에서 공감교육을 실현하는 방법은 공동 글쓰기, 이름 불러 주기, 문자 주고받기, 교사와 학생, 학생과 학생이 서로 손 잡아 주기 등 일상생활에서도 실행이 가능하다.

특히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학생들의 정서적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방식이 대면적 커뮤니케이션과 활동보다는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이용한 커뮤니케이션과 활동이 늘어나는 추세이다. 이런 학생들의 커뮤니케이션 방식 변화에 맞춰 `댓글’, `RT`, `좋아요’ 등 공감을 적극적으로 표시할 수 있는 공동 블로그 운영,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지 등 소셜미디어는 공감교육을 실행하기에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학교폭력 대책과 자살 예방 교육은 학생들이 공감하지 못하는 일방적인 어른세대의 교육 방법보다는 학생들이 공감할 수 있는 공감교육 방법을 적극적으로 찾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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