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을 바라본다
한 끼분의 쌀을 담을 만큼이다
부끄러움에 얼굴을 감쌀 만큼이다
심장을 받쳐 들 만큼이다
가만히 합장하여 본다
오 평생 비어 있기를….
▷전남 곡성 출생. 전남대학교 국문과 졸업. 신춘문예 당선에 이어 1993년『현대문학』추천을 통해 등단. 1997년 눈높이 아동문학상 수상.
최인훈의 소설 `광장’에 “그는 자기의 손을 보았다. 그것은 무엇인가를 더듬고 무엇인가를 잡고 있지 않고는 배기지 못하는 고독자였다”는 말이 있다. 다섯 개의 손가락이 모여 손이 된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인간이 동물 중에서 가장 예지적인 것은 손을 가졌기 때문이다. 류가드는 `빵데온’에서 손의 존재 이유를 `그대는 두 개의 손과 한 개의 입을 가지고 있다. 그 뜻은 간명하다. 둘은 노동을 위하여, 하나는 식사를 위하여 있다’고 했다.
화자는 손이 먹고 살고 부끄러운 얼굴을 감싸는 요긴함과 합장의 지혜로움도 있지만, 뭣보다 `탐욕의 소유’를 피하는 존재이기를 기구하고 있다.
이일기 (시인 · 계간 `문학예술’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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