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고부지 결정, 후유증 염려된다
과학고부지 결정, 후유증 염려된다
  • 승인 2009.03.31 16:4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구 제2과학고 유치를 두고 막판까지 치열한 접전을 벌인 끝에 동구로 최종 낙점됐다. 이제 제2과학고는 올해 말 공사에 들어가 학년별 4학급, 모두 12학급 240명 규모로 오는 2011년 3월에 개교하는 일정을 추진하게 됐다. 대구의 큰 과제 하나가 마무리되었지만 껄끄러운 진행으로 후유증이 가볍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 추이가 주목된다.

30일 과학고위치선정위원회는 대구시교육청 회의실에서 과학고 유치를 신청한 6개 구·군에 대한 최종심의회를 열고 동구 각산동 혁신도시 내 부지를 과학고 이전부지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동구 각산동 혁신도시 내 총면적 3만3천여㎡의 남서-북동방향 장방형 부지로 문화재 분포지역이 아니고 지역 주민 6만3천여 명이 서명을 마쳐 민원발생의 염려도 없다는 것이 장점으로 부각됐다고 한다.

사실 그 위치라면 이전 부지로 손색이 없어 보인다. 시청과는 10.4㎞ 거리이며 시내버스 10개 노선과 지하철 1호선과 연계돼 있다, 더욱 범안로가 관통예정이고 국도 4호선과 3분 거리에 있으며 동대구IC와 팔공산IC, 동대구역 등 주요 교통망과도 10여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이만큼 교통접근성이 뛰어난 곳도 드물 것이다. 뿐만 아니라 녹지율이 70% 이상으로 다른 경쟁 지자체보다 비교적 높았던 것이 이점으로 작용했다고 한다.

그런 연유로 동구가 5개 평가항목, 12개 평가기준과 22개 평가요소를 바탕으로 심사한 결과 200점 만점에 184.4점을 획득해 서구와 남구, 북구, 달서구, 달성군을 제치고 과학고 이전예정지로 확정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탈락한 구·군의 배점상황을 위원들의 결의에 따라 공개되지 않기로 했다고 한다. 당연히 의구심을 자아낼만한 일이다.

심지어 모 지자체 관계자는 “동구 예정지는 소음이 심한데 어떻게 높은 점수를 받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 만큼 심사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 다면 주민들이 가만있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할 정도다. 상대평가인 만큼 탈락한 구-군의 배점을 함께 공개해야 상태를 파악할 것이고 승복할 것이 아닌가.

선정결과를 발표하면서 “위원들의 결의에 따라 다른 지자체의 배점이나 순위는 공개할 수 없다”는 식의 고답적 언사를 내뱉는 것은 과거 중앙집권적인 상황에서나 있을법한 일이다.

제2과학고 부지를 선정하면서 의혹을 부풀리는 악수를 두었지만 찻잔속의 태풍으로 끝났으면 한다. 그러나 이런 식의 해결방법이 다시는 나와서 안 될 줄 안다. 일방통행이나 다름없는 방식으로 시민들의 지지를 얻을 수는 없는 일이다. 지역 주민들과 구-군도 설득하지 못한다면 더 큰 일은 어떻게 할 것인가. 깊은 반성이 필요한 대목이다.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