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구벌 아침>`삼포세대’.일하는 복지로 대응해야.
<달구벌 아침>`삼포세대’.일하는 복지로 대응해야.
  • 승인 2012.05.16 13:3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수원 대구은행여신심사본부장·부행장

작년부터인가 `삼포세대’란 말이 언론 상에 많이 회자되고 있다. 삼포세대. 연애와 결혼, 출산을 포기한 대한민국 20~30대 젊은이들을 일컫는 말로 치열한 취업난, 경제적 압박 등으로 자기 자신을 스스로 돌아볼 여유가 없어 연애와 결혼, 출산을 미루고 있는 사회현상을 표상하는 말이다.

삼포세대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은 우리 세대의 아들과 딸들이라 이러한 사회문제가 언론에서 회자될 때마다 안타까움의 탄식이 절로 우러나온다. 작금의 20~30대 젊은이들이 삼포세대가 된 것은 IMF와 2008년 금융위기가 가져온 경제적 압박이 가장 큰 원인이겠지만, 좀 더 깊이 생각해 보면 취업 적령기에 접어든 20~30대 젊은이들이 졸업 후, 자리 잡을 수 있는 일자리가 부족하다는 점이 근본원인이 아닐까 한다.

통계청의 발표에 따르면 2011년 말 우리나라의 청년실업률은 7.6%로 전체 실업률 3.4%의 2배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통계발표와는 다르게 이미 일각에서는 청년실업률이 20% 이상 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에너지가 충만한 젊은이들이 직장을 구하지 못하여 개인의 삶을 자포자기하는 것을 방치하고 있는 것은 어쩌면 기성세대의 잘못이라는 반성이 앞서며,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과 아이디어를 더욱 적극적으로 모아야 하는 시점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청년 일자리 창출의 대표적인 모범사례가 바로 영국에서 1998년부터 시작했던 `청년 뉴딜 프로그램(New Deal for Young People)’이다. 이 프로그램은 영국 정부의 구직상담 및 취업 알선 프로그램으로 만 18~24세 청년 실업자 중 6개월 이상 구직급여를 청구할 경우, 정부가 강제로 뉴딜 프로그램에 참여시키고 전문 지도교사들의 1:1 밀착상담과 체계적 훈련을 통해 취업이 될 때까지 책임지는 프로그램으로서, 1998년~2001년까지 전체 수료자 60만 8,000명 중 23만 6,000명이 취업에 성공하는 성과를 거두었다고 한다.

청년 뉴딜 프로그램의 성공에 있어 영국정부의 역할은 매우 중요했다. 영국정부가 설계한 치밀한 취업지원 제도 하에서 3단계로 구성된 지원프로그램을 통해 체계적으로 구직활동을 지원하고, 개인의 적성과 능력에 맞는 취업을 적극적으로 알선함으로써 취업률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선택한 것이 결국 성공이라는 열매로 되돌아오게 되었다.

영국의 청년 뉴딜 프로그램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일정 수준 이상의 실업률이 사회문제가 될 때, 문제해결의 핵심열쇠는 정부에게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사실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옛말에 “가난은 나라님도 구제할 수 없다”는 말이 있지만, 작금의 현실은 옛날과 많이 다르다. 오히려 빈부격차의 골이 깊어지고, 일자리와 같은 생존의 문제가 직접적인 국민의 생활로 다가설 때일수록 국가의 합리적인 역할이 요구되어진다. 특히 청년 일자리 창출은 최근에 논쟁이 되고 있는 무상복지, 보편적 복지 관점으로 접근해서는 안 되며, 정부 중심의 `일하는 복지’를 구현함으로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일하는 복지’ 구현에 있어 정부의 역할은 무엇일까? 가장 시급한 것은 적극적 노동시장정책을 확대하는 것이다. 취업 교육프로그램 및 고용/알선정보 제공 등과 같은 적극적 노동시장정책은 고용안정성과 실업자의 재취업 경쟁력 제고에 도움을 주는 정책으로서, 우리나라 GDP에서 차지하는 이 분야의 지출비중은 OECD평균을 크게 하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우수한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에 대한 재정지출을 확대함으로써 `일하는 복지’를 점진적으로 구현하고, 이를 통해 삼포세대 문제를 해결하는데 정부가 일조해야만 하는 사명이 있다고 본다.

청년들의 일자리는 미래 우리나라의 버팀목이다. 이러한 버팀목을 키워내는 데 있어 정부의 역할이 당연히 커질 수밖에 없다. 지금은 과감한 투자가 필요한 시기이다. 정부가 일자리 창출에 적극적으로 앞장서고, 기업이 뒷받침해 주며, 우리 기성세대가 청년들을 지원함으로써 우리네 20~30대들이 안정된 삶 속에서 삼포세대의 오명을 빨리 벗어날 수 있기를 기원해 본다.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