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구벌 아침>5월 22일은 생물다양성의 날
<달구벌 아침>5월 22일은 생물다양성의 날
  • 승인 2012.05.20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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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 무 경 대구지방환경청장

나뭇잎 푸르고 아카시아 향이 싱그러운, 봄이다. 사랑의 달 5월에는 어린이날을 시작으로 어버이날, 스승의 날, 성년의 날, 부부의 날에다 세계인의 날까지 사람으로서 누릴 수 있는 모든 축복이 다 모여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사람이 생명을 유지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식물이 없다고 상상을 하여보자.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와 산소의 균형이 깨어져 호흡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 또는 물질순환의 주요 매체가 되어 대기, 수질, 토양의 보존을 돕고 쾌적한 환경을 유지하는데 필수 요소가 되는 다양한 종의 생물이 없다고 상상을 하여보자. 사람이 며칠이나 생활을 할 수 있을까. 너무 가까이 있어 그 소중함을 느끼지 못하는 공기나 물처럼, 생태계의 중요성 역시 우리가 제대로 느끼지 못하고 있는 일 중의 하나인 것이 사실이다.

5월 22일은 멸종되어가는 지구상의 동식물 보호를 촉구하기 위해 UN이 정한 `생물다양성의 날’이다. 1993년 12월 29일 제정·선포 되었으며, 2000년 들어 유엔총회에서 이날로 변경하였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녹색 인류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필수적 요소인 생물다양성의 소중함과 가치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자, 2010년부터 정부 차원의 기념식 및 부대행사 등을 실시하고 있다.

생물은 자신들이 살고 있는 주변 환경에 의해 영향을 받기도 하고, 영향을 주기도 하며, 우리 인간과 함께 살아간다. 개미들의 이동 또는 제비가 낮게 날거나 짐승들이 산으로 올라가는 등 동물들의 움직임은, 특정한 기상조건에 반응하는 그들을 통해 인간이 자연현상을 미리 간파하고 재해로부터 피해를 줄이거나 보호받을 수 있는 신호가 되기도 하고, 환경 조건에 민감한 식물이나 동물들은 지역의 생태환경 지표로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콩이나 씨앗, 유채꽃, 옥수수 같은 식물의 기름을 이용하여 저탄소 녹색성장의 상징인 바이오에너지를 생산하는 등 우리 주변의 다양한 생물들은 식량산업에서부터 화장품과 신약 개발, 생태 관광에 이르기까지 미래의 성장 동력을 창출해내는 무한한 가능성을 안고 있다.

생물이 자원이라는 사실은, 2010년 10월 일본 나고야에서 개최된 제10차 생물다양성 협약 당사국총회에서 `나고야 의정서’가 채택되고, 가까운 미래에 생물주권 선점을 위한 무한 경쟁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더욱 확실해졌다. 의약품이나 화장품, 식품 등의 개발과 관련된 동식물 및 미생물 등 유전자원의 이용 또는 접근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이익을 유전자원 보유국과 이용국이 배분할 수 있는 `국제적 룰’이 적용된다는 것이다.

생물자원 시장은 매년 약 10% 이상의 놀라운 성장률을 나타내고 있어 2015년이 되면 약 3,0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이미 외국의 생물자원 사용 대가로 매년 약 1조5천억 원의 어마어마한 로열티를 지불하고 있다고 하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더욱 놀라운 것은, 우리 식탁의 채소와 과일의 60%가 외국이 원산지라는 것과 우리의 토종식물인 구상나무가 오래전 외국으로 반출되어 상품등록을 마치고 크리스마스트리로 역수입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미스킴라일락, 원추리 등도 그런 경우에 포함된다고 하니 입맛이 씁쓸하다.

이러한 국제적 흐름에 따라 우리나라도 `나고야 의정서’ 발효에 대비하여 여러 가지 활동을 하고 있다. 범정부차원의 전담대응반을 구성하여 고유 생물종 발굴 및 해외 생물자원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대구지방환경청에서도 매년 독도 생태계 모니터링을 통한 독도 식물 유전자원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계절의 여왕 5월에, 기후변화 위기와 서식처 훼손 등으로 우리보다 먼저 영향을 받고 있는 생물의 다양성에 대하여 다시 한 번 관심을 기울여보자. 또한, 하나뿐인 지구 속에서 인간과 더불어 살아가는 생물들에게 우리가 받은 혜택만큼 그들에게도 사랑과 감사의 마음을 되돌려주는 여유를 가져보자. 생물자원의 가치를 알고 가꿔가는 일, 우리의 내일을 지키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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