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孤島)처럼
벽 속에 묻혔던
생애의 남루를 벗고
자네.
가더니
바람결에
다시 오네.
눈 속에 묻혔던 이야기
물소리도 살아나고
제비꽃도 머릴 들었네.
풀이 되어 사는 것은 어떤가.
두엄에 던져지는
풀각시처럼
자네 사발
산에 묻고 나서
강물을 보며
이제 쬐금
거름이 되는 법을
익히고 있네.
▷인천광역시 출생. 서라벌예술대학 문창과 및 성균관대하교 국어국문과 졸업. 1963년『아동문학』에 동시가, 1963년『현대문학』추천을 통해 등단. 시집으로「낮은 자리」(1976)등이 있다.
이 시인은 향토성과 자연친화적 교감을 통한 전통적인 서정시를 통해 인간 본연의 세계를 표출하는 시인으로 평가되고 있다.
시인의 노래처럼 인간이 부질없는 허욕을 버리고, 강물을 보며 `거름이 되는 법을’ 깨닫고 사는 즉 이타(利他)의 삶을 시인은 `풀이 되어 사는’ 것에서 보여 주고 있다.
이일기 (시인 · 계간『문학예술』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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