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 로비의혹은 지난 달 31일에 큰 방점을 둘씩이나 찍었다. 첫째는 먼저 노건평씨의 사위가 박 회장에게 50억 원을 요구했다는 사실이다. 대단한 집안이다. 박 회장에게 돈을 맡겨 둔 적도 없으면서 50억 원이나 되는 돈을 내놓으라고 요구했다하니 놀라울 따름이다. 그것이 진영읍을 끼고 흐르는 화포천 개발을 위한 종자돈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그런 명목이라면 김해시나 경남도에서 부담할 성질이 아닌가. 알다가도 모를 희한한 사람들이다.
다음으로 임채진 검찰총장이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로비의혹수사와 관련 “정치적 중립성 문제나 편파수사 시비가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수사 방향을 예단하거나 정치적인 의미를 부여하는 보도가 나와 안타깝다”며 “어떠한 외부적 영향도 받지 않고 검찰 자체의 판단에 따라 수사를 진행하며 수사 결과에 대해서는 직접 책임을 지겠다.”는 약속을 한 것이다.
검찰총장이 “소속 당파나 지위 고하를 불문하고 법과 원칙에 따라 성역 없이 수사해야 할 것”이라고 발언한 것을 놓고 특정 수사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하고 있다. 민주당이 `정치 보복’ `야당 탄압’이라며 공세를 펴는 것과 함께 `특검 도입` 주장이 나도는 형편이고 보면 당연한 조치라 하겠다. 말 그대로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범죄혐의를 캐내어 의법 조치하는 것이 검찰의 책무다. ’권력의 시녀`니 ’정치 검찰`이니 하는 누명은 더 이상 쓰지 말아야 한다.
특히 박회장이 노무현 전 대통령이 퇴임하기 직전인 지난해 2월 노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에게 보낸 50억 원의 성격을 밝혀야 한다. 박연차 로비의혹에 등장한 사람들의 대다수가 노 전 대통령과 특수한 위치에 있다는 점에서 그 돈과 노 전 대통령과의 상관관계에 대해 국민들이 궁금해 할 것은 당연하다.
다행히 박 회장이 심경의 변화를 일으켜 양심을 속이지 않겠다고 하니 수사도 순조로울 것 같다. 차라리 장학재단을 만들어 돈을 넣어 두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며 후회하고 있다고 한다. 이리떼들이 사냥감을 물어뜯듯이 권력을 앞세우고 한 기업인으로 부터 돈을 뜯어 간 전모를 밝혀야 부패의 악순환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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