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구벌 아침>남을 배려하는 사회
<달구벌 아침>남을 배려하는 사회
  • 승인 2012.06.06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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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순제(대구대학교)

최근 유로존의 경제위기 여파로 세계경제에 대한 경고가 나오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경제업적에 대한 낭보가 뒤따르고 있다. 인구 5000만 명 이상에 소득 2만 달러 이상의 나라를 일컫는 20-50클럽에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우리나라가 진입하였을 뿐 아니라, OECD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구매력평가 일인당 GDP는 3만 달러를 넘어 일본, 영국 등 선진국 수준에 근접했다고 보도하고 있다.

이뿐 아니라 미국 오바마 대통령의 한국교육에 대한 찬사와 중국을 비롯한 제3세계국가들이 성공적인 민주주의와 경제성장 모델로 우리의 발전전략을 벤치마킹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이렇듯 외부에서 우리를 바라보는 모습은 본받을 만한 훌륭하고 모범적인 국가이다.

그러나 안에서 생활하는 우리는 이러한 성공을 피부로 느끼고 행복한 사회에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안으로 눈을 돌려보면 학생들은 입시경쟁에 쫓겨 황금 같은 시절을 사설학원에서 보내고 만연한 학교폭력으로 꽃다운 청소년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들이 빈번하고 있으며, 양극화의 심화로 영세한 자영업자들이 거리로 내몰리며 악성 사채업자에 의하여 가정이 풍비박산 나고 젊은 여성들이 성매매에 내몰리고 심지어는 외국으로 팔려나가고 있지 않은지?

그동안 우리사회가 양적성장에만 치우쳐 경쟁을 중시함으로써 남을 배려하는 공동체 삶의 기본적인 요소들은 등한시 되어왔다. 이는 일인당 국민소득이 이만불이 넘는 물질적 풍요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과거가 살아가기에는 훨씬 행복했다라고 말하는 이유일 것이다. 소득이 높아지면서 물질적으로는 풍요로워지고 문명이기의 발달로 과거에 비하면 훨씬 편리한 생활을 영위함에도 개인의 공동체의식은 전혀 발전이 없고 오히려 퇴보하고 개인들은 황량한 사막에 홀로 버려진 느낌을 갖게 된다.

우리사회는 해방이후 경제적으로는 고도의 경제성장을 누려왔으나 천민자본주의의 팽배로 인한 지역 간, 계층 간의 격차가 심화되고 극심한 이기주의가 만연하고 있다. 이는 사회구성원간의 불신을 조장하고 공동체정신을 저해하고 있다. 공동체정신의 바탕에는 타인에 대한 신뢰와 배려가 필요하며, 이를 바꿔 말하면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것이다(易之思之).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타인에 대한 이해를 증가시키게 되고, 따라서 객관성과 보편성이 증대하게 되며 공동체적 나눔이 가능하게 된다.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하려면 자연히 나의 관심이 `나’에게서 `너’에게로 옮아가게 된다.

타인에 대한 진지한 관심은 우리가 자칫 빠지기 쉬운 편견이나 오해로부터 벗어나게 해주고 공동체의 문제해결을 용이하게 해준다. 아파트 내에서 종종 발생하는 주차시비, 아래-위층간의 소음시비, 집주인과 세입자간의 갈등 등 여러 시빗거리들은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할 때 쉽게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최근 빈번히 발생하는 학생들 사이의 폭력과 자살사건역시 타인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부족한데서도 찾아볼 수 있다. 선생님이 학생들의 입장에서 관심을 갖고 애정을 쏟는다면 그리고 학생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했더라면 극단적인 불상사는 막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얼마 전 오바마 대통령이 동성애자 결혼을 지지한다고 발표하였다. 이는 대선을 앞둔 정치적 이해득실에 따른 선택으로 볼 수 있지만, 사회적으로 소외받고 있는 소수자 역시 공동체의 구성원이고 이들을 따뜻하게 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동성애자 뿐 아니라 우리사회에는 비정규직과 외국인 노동자, 비정규직에 대한 다양한 집단들이 존재하고 있으며,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 더욱 확산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에 대한 정부의 대책도 필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지역사회 그리고 이웃의 따뜻한 관심과 포용이 절실하다.

지옥과 천국의 차이를 구별하는 어느 목사님의 설교 말씀이 떠오른다. 동일한 장소와 식사메뉴 그리고 긴 젓가락이 주어졌을 때 천국에서는 서로 먹여주기 때문에 모두 건강하고 행복한 반면에 지옥은 서로 혼자만 많이 먹으려고 하다 보니 먹지도 못하고 싸움만 발생하여 모두가 불행하다는 것이다. 가정이 화평하려면 가족 간 서로 소통하고 사랑해야하는 것처럼 좋은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물질적 풍요도 중요하지만 타인에 대한 배려가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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