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잘 인식하지 못하고 있지만 일상생활 속에서도 실천이 이루어지고 있다. 예를 들면 철없는 아이들의 안전에 위험할 수 있는 물건을 멀리 치워두어 쉽게 습득할 수 없도록 한다거나 외출 시 사나운 동물에게는 너무 가까이 가지 않도록 하는 등 이 모두가 어찌 보면 흔히 표현하는 안전거리의 개념을 생활 속에서 현실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야생동물의 세계에서는 안전거리가 바로 생명거리가 된다. 포식자인 육식동물과 피식자인 초식동물의 관계에서는 그야말로 자칫 생존의 거리를 무시하다가는 이내 목숨까지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안전거리란 동물의 세계에서만 중요성이 있지는 않다. 사회적 생활을 하고 과학적인 문명의 이기의 혜택을 누리는 우리에게 있어서도 더욱 절실히 요구되고 있으며 반드시 지켜야 하는 필수적인 안전지침이다. 왜냐하면 우리들에게 이동의 신속이란 편리함을 가져다준 자동차, 그리고 자동차의 운행은 지금의 우리에게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이면서 불가분의 관계가 되어 버렸다.
반면에 한정되어 있는 도로와 그에 비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자동차와 그로 인해 발생하는 교통사고, 도로정체 등의 문제는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그래서 더욱더 시간과 공간을 넘어선 안전거리의 개념은 더욱 빛을 발한다는 생각을 가져본다.
그럼에도 여전히 타인을 배려하는 것에 인색하고 운전에 있어서 자신마저도 위험에 처할 수 있는 크나큰 만용을 부리는 운전자들이 많이 있다는 것이다. 도로에서는 안전을 위해 정해진 제한속도와 더불어 충분한 안전거리를 확보하는 등 법규를 준수해야 함에도 기본적인 안전운행 규정조차 무시하는 운전자로 인해 도로에서의 위험은 더욱 커져 가고 있다.
총알 같은 무서운 속도로 과속운전을 하면서 서행하는 운전자에게 상향등을 계속 번쩍이며 추격이라도 하는 듯 바짝 달라붙어 차로의 양보를 강요하는 것을 넘어서 아예 차로를 독차지하는 행동을 일삼는다. 자신만이 운전에는 최고로 능숙하기에 안전거리쯤은 지키지 않아도 괜찮다는 지나친 과신은 생명마저 위협하고 참혹한 교통사고로 이어지는 치명적인 자만이 될 수 있다.
정기태 (jungcap@npa.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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