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허물만 남아 저무는 시간이다
위에서 아래에서
쌓이는 불만을 풀어 놓는
쏟아 붓는 수액은
아린 속을 태운다
그대 여기
아픔을 털어놓는 꿈길이다
혼자이거나, 둘, 셋
네, 다섯일지라도
나누지 못했던 꿈을
섞어 태운다. 날려 보낸다.
여기 이 자리에
몇 개의 밝은 전등이
어둠을 지우며 졸고 있다
졸려운 삶이 걸려 있다
바람 불어 삶을 흔든다
엷은 천막이 겨우 버티고
가늘은 삶을 지킨다
고달픈 새벽을 맞는다.
......................................
경남 거창 출생. 한국방송통신대 국문과 졸업.1998년 문학잡지의 신인상 당선으로 등단. 현재 한국산악문학인회 회원으로 서울에서 창작 활동.
일명 `포장’로도 불리는 포장마차는 숱한 철길에 `간이역’이 있듯이 `몇 개의 낡은 전등이 /어둠을 지우며 졸고’있는 간이 주점 포장마차가 서민들의 `가늘은 삶을 지킨다’.
시인은 가난한 자, 등이 굽은 자 등 `위에서 아래에서/ 쌓이는 불만을 풀어 놓는’ 서민들의 안식처 아니 서민들의 피난처인 포장마차를 시인 특유의 따뜻한 눈으로 그 풍정을 서경적으로 그려 보이고 있다. 고달픈 서민들의 덧없는 새벽의 휘청거림까지.
(시인 계간`문학예술’발행인)
저작권자 © 대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