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용품에서 1급 발암물질이라니
아기용품에서 1급 발암물질이라니
  • 승인 2009.04.02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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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등 각종 공사현장에서나 나오는 줄로 알고 있던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이 아기들이 일상으로 사용하는 베이비파우더에서 다량 검출됐다는 언론의 보도다. 지난 날 베이비파우더로 아들딸을 키운 엄마들이나 지금도 매일같이 베이비파우더를 사용하는 젊은 엄마들은 1급 발암물질에 사랑하는 아들딸들이 노출됐다는 것을 생각하니 기가 막힌다는 호소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시중에 판매되는 베이비파우더와 어린이용 파우더 등 탤크(talc 활석)성분이 함유된 파우더제품 14개 회사 30개 제품을 검사한 결과 12개 제품에서 석면이 검출됐다. 식약청은 즉시 석면이 검출된 제품의 판매를 중지시키고 회수 조치했다고 밝히고 있다.

베이비파우더에서 석면이 검출된 것은 베이비파우더의 원료인 탤크(활석)가 자연계에서 생성되면서 석면이 부산물로 함께 생성된 것인데 베이비파우더를 만드는 과정에서 이를 제거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석면은 단열성과 절연성이 뛰어나 건축자재로 널리 이용됐으나 발암성이 확인된 뒤로는 건축현장에서도 사용이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고농도 석면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폐암이 유발할 수 있고 아토피 등 상처 난 피부에 닿았을 때 는 접촉성 피부염을 일으킬 수 있다. 이 때문에 국제암연구소(IARC)에선 발암성 등급에서도 석면 또는 섬유상(asbestiform) 탤크는 `인간에게 발암성이 확실한’ 그룹1(1등급)로 분류해놓고 있다.

문제는 국내 유명 제약업체나 어린이용품업체들이 이러한 석면이 함유된 베이비파우더를 생산해 판매하는 등으로 신생아나 어린이들에게 무분별하게 사용돼 왔다는 것이다.

이미 일본에서는 1980년대 베이비파우더제품에서 석면이 검출돼 사회적으로 큰 문제로 야기되면서 관리기준을 마련하는 등으로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고 미국 영국 등 선진국들도 베이비파우더 등의 원료 규격을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당국자들은 지금까지 이를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해온 것이다.

특히 석면은 흡입한 이후 보통 10-40년의 잠복기를 거쳐 폐가 딱딱하게 굳고 하얗게 변하는 석면폐(石綿肺)나 복막이나 흉막에 발생하는 암인 악성 중피종(重皮腫) 같은 치명적인 질병을 유발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를 생각하면 베이비파우더를 사용했어도 지금 당장 병이 나타나지 않았으니 괜찮다고 안심할 수도 없는 일이다.

지금 우리나라는 합계출산율이 세계에서 가장 낮아 2050년께면 인구가 줄어들 것이라며 걱정하고 있다. “베이비파우더 같은 어린이 양육을 위한 물품 하나 제대로 만들지 못하는 나라에서 애기를 낳아봐야 제대로 키울 수 없다면 적게 낳는 것이나 다를 게 없지 않느냐”는 게 오늘을 사는 엄마들 얘기다. 식약청 등 당국자들이 귀담아 들어야 할 얘기가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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