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구벌 아침>인식의 변화로 다양성을 포용하자.
<달구벌 아침>인식의 변화로 다양성을 포용하자.
  • 승인 2012.06.14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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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수 원 (대구은행부행장)

최근 우리 사회의 뚜렷하게 달라진 모습 중의 하나는 다문화가정이 새로운 사회구성요소로서 등장하였다는 점이다. 지난 10여 년 동안 국내 거주 외국인 주민의 수는 해마다 20% 이상 꾸준히 증가해 현재는 약 130만 명에 육박한다고 한다. 이들은 주로 결혼이민자이거나 외국인 노동자로서 우리 사회에 문화적 다양성을 충족시키고, 경제적 활력을 배가시키는 역할도 하였지만, 많은 사회적 이슈를 낳기도 했다.

우리가 다문화가정에 대해 사회적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다문화가정이 우리 사회에 급속도로 확산된 것은 우리나라 농촌총각의 결혼문제가 가장 결정적이었다. 우리 사회가 봉착한 사회문제의 해결을 위해 궁여지책으로 선택된 방법이 국제결혼이었지만, 한국남성과의 국제결혼을 통해 정착한 외국인 여성을 `결혼이주여성’이라 표현했을 만큼 초기의 사회분위기는 다문화가정에 대하여 포용보다는 배타적 성향이 짙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국제결혼을 통한 다문화가정의 수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유입되는 외국인들의 국적이 아시아를 초월하여 다양해짐에 따라 多문화, 多가치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점차 개방적인 성향으로 바뀌기 시작하면서, 다문화가정의 문제를 어느 한 가정, 한 개인의 문제로 인식하던 것에서 사회적 포용이란 관점에서 접근하게 된 것은 불과 몇 년 전의 일이다.

사실, 다문화가정이 안고 있는 문제는 다양하다. 국제결혼을 통한 외국인 여성들의 이주가 본격화된 초기에는 가족 간의 의사소통, 사회적응문제 등이 주요 문제로 인식되었지만, 1세대 이주여성들이 우리 사회에 정착하여 출산한 아이들이 학교에 입학할 시점에 다다른 요즈음은 교육문제가 새로운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혼혈을 이유로 한 왕따 문제, 가정 내 학습지도의 어려움 등이 다문화가정의 부모세대가 겪고 있는 대표적인 문제점들이다.

이러한 문제들을 다소나마 해결하기 위하여 정부와 민간단체를 중심으로 다문화가정에 대한 교육사업 등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고, 우리 대구은행도 JA코리아와 함께 다문화가정 경제교육을 2010년부터 지속적으로 시행해 오고 있지만 여전히 다문화가정의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많은 과제들이 남아있고, 지속적인 사회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본다.

다문화가정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바뀌어야 할 시점이 되었다. 물론 초기보다는 훨씬 다문화가정에 대하여 개방적인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고, 행정안전부와 교육과학기술부 등을 통해 다문화가정 및 자녀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지원이 강화되고 있지만, 다문화가정을 진정 우리사회의 구성원으로 받아들이고 있는지에 대해선 한 번쯤 깊이 성찰해 봐야 한다.

다문화가정의 구성원이 겪는 사회적 소외문제는 결국 인식의 문제이다. 소외(疏外)는 나와 다르다는 시각으로 바라봤을 때 발생하는 문제이다. 즉, “다문화가정의 구성원은 나와는 다르다”는 편협한 인식이 결국 사회적 소수자인 다문화가정의 소외문제로 귀결되는 것은 아닐까? 따라서 다문화가정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먼저 우리 사회 전반에 만연되어 있는 다문화가정에 대한 배타적인 인식을 바꾸어 나가야 하며, 무엇보다 내국인에 대한 인식전환 교육이 필요하다고 본다.

어찌 보면 우리나라는 상당히 개방적인 국가이지만, 문화적으로는 매우 배타적인 국가이다. 그 대표적인 표현이 바로 단일민족일 것이다. 하지만 그 표현이 정확한 것은 아니다. 정보화 사회의 급진전, 국가 간 교류의 확대, 출입국 제한의 완화 등으로 인적교류가 확대되면서 우리 사회도 이미 다문화 사회로 이행하고 있으며 단일민족이란 개념이 모호해진지 오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히 3세계에서 온 외국인들보다 우월하다는 우리의 무의식적인 인식이 다문화가정의 문제를 야기 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우리부터 아니 나부터 먼저 변화하려는 노력을 해 보자. 무의식중에 자리 잡고 있는 국가적 우월주의를 걷어내고자 하는 노력을 함께 해 보자. 물론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완전히 불가능한 일도 아닐 것이다. 그것만이 우리 사회가 다양성을 포용할 줄 아는 보다 성숙한 선진사회로 발전해 나가는 첩경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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