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개막해 21일까지 계속되는 예술의전당 교향악축제에 축제 20년 역사상 최초로 여성 지휘자가 무대에 오른다.
그동안 남성 지휘자들의 전유물이었던 교향악축제의 ‘금녀의 벽’을 허문 사람은 16일 KBS교향악단을 이끌고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4번’과 브람스 ‘교향곡 3번’을 들려줄 여자경(37) 씨.
한양대 음대와 대학원, 오스트리아 빈 국립음대를 나온 여씨는 지난해 4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프로코피예프 지휘 콩쿠르에서 3위를 차지하며 주목받은 뒤 유럽과 한국을 오가며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30일 예술의전당에서 만난 그는 “그동안 교향악축제에 여성 지휘자가 한 번도 없었던 게 사실”이냐고 되물으면서 “아직도 희소하긴 하지만 지휘로 진출하는 여성들이 과거에 비해 많이 늘었으니 앞으로 교향악축제에 서는 여성지휘자도 더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학에서 작곡을 공부한 그는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지휘자인 박은성 한양대 교수의 권유를 받아 지휘로 방향을 틀었다.
“작곡과를 나온 것이 지휘에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아요. 작곡자가 의도한 바를 연주에서 얼마나 잘 드러내느냐가 중요한 만큼 지휘자는 작곡자 입장에서 곡을 해석할 수 있어야 하거든요”
5살 난 딸을 둔 엄마 지휘자이기도 한 그의 가냘픈 체구만 보면 100여 명에 달하는 대규모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장장 2시간에 이르는 지휘를 어떻게 해낼까 싶지만, 여씨는 체력적인 것은 전혀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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